'우한교민' 31일 첫 귀국 유력…2주간 실내 격리
'우한교민' 31일 첫 귀국 유력…2주간 실내 격리
  • 박선하 기자
  • 승인 2020.01.30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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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국내 도착 예정…"추가 항공편 中과 협의"
교민들 2주간 1인 1일서 생활… 외출·면회 '금지'
3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출국장에 비행기 출발 안내 전광판에 오후 8시 45분 우한행 비행기가 표시되어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발원지로 봉쇄된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한국 교민들의 철수를 위해 이날 오전 출발 예정이었던 전세기 운항 시간은 중국 쪽의 허가 지연으로 돌연 변경됐다. (사진=연합뉴스)
3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출국장에 비행기 출발 안내 전광판에 오후 8시 45분 우한행 비행기가 표시되어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발원지로 봉쇄된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한국 교민들의 철수를 위해 이날 오전 출발 예정이었던 전세기 운항 시간은 중국 쪽의 허가 지연으로 돌연 변경됐다.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중국 우한에 고립된 우리 교민을 수송할 첫 전세기가 31일 김포공항에 도착할 전망이다.

귀국하는 교민들은 감염병 전파 우려를 위해 2주 동안 격리수용시설 건물 안에서만 지내면서 사실상 실내에서 감금 생활을 하게 된다.

30일 국회와 정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정부는 이날부터 이틀간 전세기 2편을 동원해 우한 교민 약 700명을 수송하는 작업에 들어간다.

당초 정부는 첫 전세기를 이날 오전 10시에 띄울 계획이었으나, 중국당국이 항공허가를 보류하면서 일정이 지연됐다.

정부는 우선 이날 오후 8시45분께 인천공항에서 전세기를 띄워 우한에 보낸다. 이륙 시간을 31일 오전으로 예상된다.

이 전세기에는 당초 2대로 나눠 수송하려 했던 약 350~360명의 교민이 탑승할 예정이다. 현재 교민들은 전부 무증상자로 알려졌다.

교민들은 우한에서 출국할 때와 국내에 귀국할 때 발열, 호흡기 증상 등을 확인 받는다. 또 'N95' 수준의 고강도 마스크를 착용한 채 비행하게 된다.

정부는 31일 1차례 더 교민을 수송하려고 추진 중이나, 중국 측은 추가 항공편을 첫 번째 전세기를 운영한 뒤 협의하자는 입장이다.

현재 우한공항은 폐쇄된 상태로 긴급수송 전세기를 대상으로 한시 개방하면서, 한국 외 다른 국가들은 여건에 일정을 수정해 수송하고 있는 상황으로 전해진다.

정부 관계자는 "수송일정의 변동이 있는 것도 공항폐쇄를 한시 개방하는 중국당국의 현지상황과 맞물리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정부는 2차, 3차 또 4차 편이 운영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내에 도착한 교민들은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과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등 2개 시설에 나눠 수용된다. 정부는 되도록 교민들을 연고지에서 가까운 곳으로 배정할 방침이다.

교민들은 방역원칙에 따라 12세 이상은 1인 1실을 사용하게 된다. 다만 12세 미만 어린이는 가족과 함께 방을 쓰게 된다.

방에 들어가면 2주간 외출은 물론 면회도 금지되고 식사도 도시락으로 하는 등 사실상 실내에서 감금 생활을 한다. 함께 입국한 교민들 간의 만남도 불가능하다.

대신 격리생활공간 안에서 교민들에게 편의는 최대한 제공한다.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도록 와이파이를 설치하고 책, 신문, TV도 비치한다. 각 방에 화장실과 샤워시설도 설치됐다.

어린이를 위해서는 적절한 휴게공간도 마련됐다. 어린이 등은 부득이하게 방 밖으로 나와야 하면 미리 허가를 받고 N95 마스크를 쓰고 이동하게 된다.

또 교민들은 수용 기간 중 우한 폐렴 증상이 나타날 가능성에 대비해 하루 두 차례 발열검사를 받고 문진표를 작성해야 한다.

체온이 37.5도 이상으로 오르거나 기침 등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곧바로 가까운 격리의료기관으로 이송된다.

정부합동지원단 공무원을 비롯한 지원인력 100여명과 의료진, 경찰관, 행정안전부 파견 인력, 환경부 소속 공무원 등이 교민들과 마찬가지로 2주간 격리 생활을 하며 교민들을 관리한다.

격리생활을 시작하고 14일간 특별한 증상이 없으면 보건교육을 받은 후 귀가할 수 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일반적으로 감염 후 최대 14일 이내에 발병한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귀국하는 교민들은 항공통제가 이뤄지지 않았다면 바로 집에 갈 수 있었던 무증상자들이지만 국민들의 우려를 고려해 2주간 격리하는 것"이라며 "교민들이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게 하면서 감염을 최소화해야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