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심 잃는 한국인…연간 쌀 소비 50㎏대 '감소'
밥심 잃는 한국인…연간 쌀 소비 50㎏대 '감소'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0.01.30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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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2019년 양곡소비량' 발표
하루 162g 섭취…밥 한 공기 안 돼
최근 10년간(2010~2019)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 (표=통계청)
최근 10년간(2010~2019)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 (표=통계청)

우리나라 국민 한 명이 지난 한 해 동안 먹은 쌀 소비량은 전년보다 1.8킬로그램(㎏) 감소한 59.2㎏으로 집계됐다. 쌀 소비는 불과 7년 새 60㎏대가 무너졌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양곡소비량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쌀 소비량은 처음으로 50㎏대로 주저앉았다. 1년에 쌀 한가마니(80㎏)는커녕 반가마니를 조금 웃도는 수준으로 쌀을 먹는 셈이다.

국민 1명이 하루에 먹는 쌀 소비량 역시 전년과 비교해 5.2g줄어든 162.1g으로, 밥 한 공기(200g)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쌀 소비는 계속해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1인당 연간 쌀 소비량 기준 1984년 130.1㎏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1995년 106.5㎏, 2005년 80.7㎏으로 꾸준히 감소했고, 2010년 72.8㎏에서 2015년 62.9㎏으로 30년 사이에 반 토막 났다.

이처럼 쌀 소비가 줄어든 이유는 쌀 대신 빵 등 밀가루와 육류 위주의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변화한 영향이 크다. 여기에 간편함을 쫓는 소비트렌드가 확산되면서 가정간편식(HMR)과 함께 오트밀·선식과 같은 식사대체용 가공식품 소비가 크게 늘어난 이유도 있다.

가정의 쌀 소비뿐만 아니라 식음료 제조업 등 사업체의 쌀 소비량도 다소 줄었다. 지난해 기준 사업체의 쌀 소비는 74만4000톤(t)으로 전년보다 1만2000t 감소했다.

그동안 기업체의 쌀 소비는 1인가구 증가에 따른 즉석밥 시장 확대 영향으로 2013년 52만6000t에서 2018년 75만6000t으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해의 경우 쌀값이 19만3000원대(2018년산 평균/80㎏)로 전년보다 4만원 가까이 오르면서, 장류·막걸리 등 일부 가공식품에서의 원료 대체가 발생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2019년 탁주·약주 제조업의 쌀 소비량은 전년보다 18.5% 줄어든 4만9547t, 장류 제조업은 24.7% 감소한 9062t의 쌀을 원료로 사용하는데 그쳤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