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상가상' 우한폐렴까지…오프라인 유통街 '긴장'
'설상가상' 우한폐렴까지…오프라인 유통街 '긴장'
  • 김소희 기자
  • 승인 2020.01.30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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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우려에 온라인몰 강화…소비자·임직원 예방 적극 조치
방문자가 적어 다소 한산한 서울 시내의 한 쇼핑몰.(사진=김소희 기자)
방문자가 적어 다소 한산한 서울 시내의 한 쇼핑몰.(사진=김소희 기자)

오프라인 기반 유통업계가 온라인 강세로 고전하는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폐렴)’라는 변수의 등장에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유통업계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실적악화를 경험했던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유통업계는 온라인 사업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중심의 유통업체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공습에 ‘메르스 악몽’의 재현을 우려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유통채널별 매출자료 기준, 2015년 6월 메르스 유행 당시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개사의 매출은 전년 대비 10.3% 감소했다. 롯데백화점·현대백화점·신세계백화점 등 백화점 3개사 역시 같은 기간 매출이 11.9% 감소했다.

오프라인 유통채널은 방문자수(객수)가 많을수록 그에 비례해 매출도 오르기 마련인데, 감염병 유행 시 유동인구 자체가 줄어들어 매출에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단 게 업계의 중론이다. 메르스 사태 때도 방한 중국인 관광객 수가 200만명 이상 감소돼 부진을 겪었다.

업계 안팎에선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이슈가 장기화될 경우 오프라인 유통채널의 실적악화가 불가피하단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메르스 때 마트·백화점 불문 오프라인 유통채널이 전체적으로 타격을 받았다. 아무래도 오프라인 매장에 사람들이 모이기 때문에 감염될 수도 있다는 고객들의 우려가 없을 수 없고, 매출 부분에 영향 역시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형마트 업계 관계자도 “명절 당일과 명절 직후는 늘 비수기라 우한폐렴이 객수감소나 매출감소의 원인이라고 속단할 순 없다”면서도 2015년 메르스 당시에도 객수감소 등 타격이 커 그때 당시의 상황이 재현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장기화되지 않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유통업계는 온라인 매출증대가 예상되는 데 따라 관련 서비스 강화에 집중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당분간 온라인 주문량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바, 온라인배송 인력과 배송차량 확대 등 온라인 강화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업계의 관계자는 “고객들이 오프라인 대신 온라인 채널을 이용하면서 온라인 매출이 늘고 있는 것으로 보여 관련 서비스를 강화하지 않을까 전망된다”고 주장했다.

실제 롯데쇼핑이 각 사업부 온라인몰 현황을 분석한 결과, 22일부터 28일까지 최근 일주일간 온라인몰 이용자가 지난해 설(2019년 2월2~8일) 대비 11~74% 늘었다.

한편, 유통업계는 소비자와 임직원들의 감염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 마련에도 분주한 모습이다.

롯데백화점은 △손 소독제 비치 △마스크·장갑 착용 △직원 대상 발열 측정 등을 진행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일 2회 직원 대상 발열체크 △손 소독제와 체온계 추가 비치 △식품 취급 근무자 위생마스크 착용 △위생도구 사용 후 즉시 세척·살균소독 등의 안전수칙을 운영 중이다.

이마트는 매장 근무 전 직원에게 보건용 마스크를 1일 1매 지급해 착용하게 했다. 또 각종 출입구와 고객만족센터 등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예방행동수칙 포스터를 게시했으며, 이와 관련 일 3회(12시, 16시, 18시) 안내방송을 실시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매장 내 직원의 마스크 착용과 손세정제 사용을 독려하고 있으며, 에스컬레이터·엘리베이터 등 소비자 접점 시설에 대한 방역을 매일 실시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모든 조직을 대상으로 △손 씻기 등 개인위생수칙 준수 △소독제·위생용품 비치 △예방 안내 방송 수시 진행 △전 직원 위생마스크 착용 △발열체크 위한 체온계 비치 △단체행사 자제 △중국지역 출장 금지 등 예방행동지침을 공지했다.

또 28일부턴 긴급 대책 상황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29일부턴 무인 시식 매대를 철수하고 직원·방문자 대상으로 발열체크를 실시하고 있다.

ksh33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