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개입 의혹’ 임종석 검찰 출석… “기획된 수사다”
‘선거개입 의혹’ 임종석 검찰 출석… “기획된 수사다”
  • 이인아 기자
  • 승인 2020.01.30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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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전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2018 지방선거 개입 의혹'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출석해 취재진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30일 오전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2018 지방선거 개입 의혹'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출석해 취재진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선거개입 의혹을 받는 임종석(54)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검찰에 출석하며 “검찰 수사는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기획됐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30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공공수사2부(김태은 부장검사)은 이날 오전 10시께 임 전 비서실장을 2018년 지방선거 개입 의혹(공직선거법 위반)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불렀다.

검찰에 출석한 임 전 비서실장은 포토라인에 서서 “이번 사건은 작년 11월 검찰총장 지시로 검찰 스스로 울산에서 1년8개월 덮어놓은 사건을 이첩할 때부터 이미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기획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아무리 그 기획이 그럴듯해도 없는 것을 있는 것으로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며 “정말 제가 울산 지방선거에 개입했다고 입증할 수 있나. 못하면 누군가는 반성도 하고 사과도 하고 책임도 지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우리 검찰이 좀 더 반듯하고 단정했으면 좋겠다. 모든 권력기관은 오직 국민을 위해서만 필요하다. 국민의 신뢰를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 것”이라며 검찰을 꼬집었다.

검찰은 임 전 비서실장이 2018년 6월 지방선거 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오랜 친구인 송철호(71) 현 울산시장을 당선시키기 위해 개입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이 송 시장 선거캠프에서 참모 역할을 했던 송병기 전 울산시 경제부시장의 업무수첩에서 ‘VIP가 직접 후보 출마 요청하는 것을 면목 없어 해 비서실장이 요청한다’는 취지의 메모를 확보한 데 따라 이같이 의심한 것이다. 검찰은 임 전 비서실장이 송병기 전 부시장을 만나 송철호 시장의 지방선거 출마를 권유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또 임 전 비서실장은 이후 더불여민주당 경선 과정에서도 개입한 의혹을 받고 있다. 당시 송 시장을 비롯해 임동호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과 심규명 변호사가 예비후보로 나섰지만 민주당은 경선 없이 송 시장을 단수 공천했다.

이 과정에서 한병도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은 임 전 위원에게 공기업 고위직 자리를 제안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외에도 검찰은 임 전 위원이 앞서 조사에서 임 전 비서실장과 한 전 수석과 같이한 술자리에서 일본 오사카 총영사 등 자리에 관한 얘기를 나눈 적이 있다고 진술함에 따라 임 전 비서실장도 민주당 경선 과정에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검찰은 전현직 청와대 인사들이 송 시장의 당선을 위해 공약 수립에 도움을 준 정황이 포착된 데 따라 임 전 비서실장도 여기에 관여했는지 등을 살펴보고 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임 전 비서실장의 혐의 관련 사법처리 여부와 수위 등은 4월15일 총선 이후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