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우한 폐렴’ 확진자 ‘사스’ 앞질러…확진자 6천명 돌파
中 ‘우한 폐렴’ 확진자 ‘사스’ 앞질러…확진자 6천명 돌파
  • 이상명 기자
  • 승인 2020.01.30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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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지역 티벳 의심 환자 발생…중국 전역으로 확산일로
세계보건기구(WHO)가 공개한 아프리카 시에라리온에서 발견된 아레나 바이러스 샘플. (사진=브라질 뉴스포털 UOL/연합뉴스)
세계보건기구(WHO)가 공개한 아프리카 시에라리온에서 발견된 아레나 바이러스 샘플. (사진=브라질 뉴스포털 UOL/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이 확산일로에 놓인 가운데 확진자 수가 앞서 2003년 전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은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SARS) 때를 넘어섰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우한 폐렴’을 마귀로까지 지칭하며 전면전에 돌입,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 연휴 연장 조치·공무원 시험 연기·국가 접객소 운영 중단 등을 통해 봉쇄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우한 폐렴’ 확산일로…청정지역 티벳 의심 환자 발생

중국의 확진자 수는 29일(현지시간) 6000명을 돌파해 중국 전역을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중국중앙방송(CCTV)에 따르면 이날 중국 전역의 ‘우한 폐렴’ 확진자 수가 6078명, 사망자는 132명이라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이와 같은 수치는 하나의 중국을 외쳐 온 중국당국이 대만까지 자국의 일부로 간주한 것으로 대만 8명, 특별행정구인 홍콩 8명, 마카오 7명을 제외한 중국 본토 내 확진 환자 수는 6055명이다. 

이에 앞서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이날 0시 기준(현지시간)으로 중국 본토의 ‘우한 폐렴’ 확진자 수가 5974명, 사망자 132명으로 발표했으나 하루만에 확진자 수는 무려 1459명, 사망자는 26명이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처럼 ‘우한 폐렴’ 확진자 수는 2003년 사스 때를 앞지르고 있다. 이는 중국 정부가 사활을 걸고 총력 대응을 하고 있지만 바이러스 확산세를 쉽게 잡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사스 당시 중국 본토에서는 5328여명의 확진자 중 349명이 사망한 바 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발원지인 우한 지역을 포함한 후베이성에만 하루 만에 확진자가 840명, 사망자는 25명이 늘어 이 지역의 누적 확진자 수는 무려 3554명, 사망자는 125명에 달한다. 사망자 가운데 ‘우한 폐렴’의 진원지인 우한 지역의 사망자 수는 105명이다.

29일 0시(현지시간) 기준 중국 내 ‘우한 폐렴’ 확진자 가운데 1239명은 중증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103명은 치료 후 완치돼 퇴원했다. 의심 환자는 9239명에 달한다.

더욱이 ‘우한 폐렴’의 청정 지역으로 여겨졌던 티벳에서도 의심 환자 1명이 나왔다. 특히 티벳 지역의 의심 환자가 확진자로 판명될 경우 중국은 31개 성 모두가 우한 폐렴 감염 지역이 된다. 

티벳은 이날 중대 돌발 공공위생 사건 1급 대응에 들어가 이번 ‘우한 폐렴’에 1급 대응을 하는 지역은 중국 전역으로 확대됐다. 

더욱이 남부 광둥성에서는 호주인 2명과 파키스탄인 1명이 ‘우한 폐렴’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본토 내에서 외국인이 ‘우한 폐렴’에 걸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이들은 우한 지역에서 대학을 다니거나 후베이성을 방문한 적이 있다.

한국, 미국, 프랑스 등 15개국 이상에서 60명 가까운 확진자가 발생했고 중동에서는 아랍에미리트에서 첫 확진자가 나왔다. 그러나 이들 환자 대부분은 우한에서 유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독일에서는 사람 간 첫 전염 사례도 나왔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우한 폐렴’ 직접 지휘…봉쇄 강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최근 ‘우한 폐렴’을 마귀로까지 지칭하며 직접 전면에 나서 지휘를 하고 있다. 

시 주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예방·통제 상황에 대해 “엄중하고 복잡하다”고 말했다. 또한 “군이 바이러스 차단전에서 승리하는 데 적극적으로 공헌하라”고 지시했다.

시 주석은 28일(현지시간)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과 만난 자리에서 “이는(우한 폐렴) 마귀다. 우리는 마귀가 숨지 못하게 하겠다”며 자신이 직접 전면에 나서서 지휘를 하며 “우한 폐렴과의 전쟁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일각에서는 시 주석의 이같은 행보를 두고 ‘우한 폐렴’의 확산일로를 봉쇄하지 못할 경우 중국 전체의 동요를 막을 수 없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는 해석을 내놨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 29일(현지시간) 당 중앙의 ‘우한 폐렴’ 방역 업무 영도소조 회의를 주재해 춘절 연휴 이후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방역을 철저히 할 것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중국은 국·내외 단체관광 중단·춘제 연휴와 학교 방학 연장 등 강도 높은 대책을 펼치고 있다. 특히 우한 지역과 후베이성의 10여개 도시는 봉쇄 조치됐고 대중교통 및 자가용 운행도 금지돼 수천만 명이 자택에 머물며 이동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의 지방정부들은 ‘우한 폐렴’ 확산이 특히 심각한 우한 지역 등 후베이성 일대에서 거주하거나 방문한 적이 있는 사람들을 자택에 격리하는 등 확산 방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아울러 중국은 질병 확산 방지책과 함께 ‘우한 폐렴’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보건 관련 간부들에 대한 기강 잡기에도 나서고 있다. 

톈진시는 최근 톈진시 위생건강위원회 소속 2급 순시 위원인 왕쩡톈을 업무상의 실책을 이유로 직위 해제했다.

한편, 청정 지역 티벳까지 의심 환자가 발생했을 뿐 아니라 중국 전역으로 확진 환자가 폭등하자 보건당국은 환자와 밀접하게 접촉한 사람을 찾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후베이에서 랴오닝성까지 5개성을 돌며 자가용으로 여행한 부부가 ‘우한 폐렴’ 확진 판정을 받자 이들 부부와 접촉한 모든 사람은 지역 예방통제센터에 연락하라고 관영 언론이 전했다.

daisylee197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