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北 개별관광 '우한폐렴' 변수… 속도조절 불가피
[이슈분석] 北 개별관광 '우한폐렴' 변수… 속도조절 불가피
  • 김가애 기자
  • 승인 2020.01.29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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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무반응·한미 이견에 전염병까지 '설상가상'
中 여행사 잠정휴업… 중국 통한 방북에 장애물
북한 조선중앙TV는 28일 '생명을 위협하는 신형코로나비루스' 제목의 보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의 주변국 발병 동향과 증상, 예방대책 등을 소개했다.(사진=조선중앙TV/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TV는 28일 '생명을 위협하는 신형코로나비루스' 제목의 보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의 주변국 발병 동향과 증상, 예방대책 등을 소개했다.(사진=조선중앙TV/연합뉴스)

 

정부가 올해 들어 추진하고 있는 대북 개별관광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의 급속 확산으로 악재를 맞은 모양새다. 

우리 정부는 "북미대화만 바라보지 말고 남북관계를 발전시켜야 한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정책 구상에 따라 중국 등 제3국을 통한 우리 국민의 대북 개별관광 추진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당장 내달 초 서울에서 한미 워킹그룹 차석대표인 이동렬 평화외교기획단장과 알렉스 웡 미 국무부 부차관보가 만나 개별관광을 포함한 남북협력사업 전반을 논의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북한의 무반응과 대북제재를 둘러싼 한미간 이견에다 우한폐렴까지 겹치며 속도조절이 불가피하게 된 것이다. 

북한 노동신문은 29일 "모든 당 조직들에서는 신형코로나 비루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전파를 막기 위한 사업을 국가 존망과 관련된 중대한 정치적 문제로 여기고 정치사업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 북한은 우한 폐렴 확산에 중국에서 들어오려는 모든 외국인과 자국민의 입국을 막는 등 강력한 차단조치에 나서고 있다. 

북한은 지난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2014년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 당시에도 관광객들의 입국을 통제했었다. 

중국 등에 근거지를 두고 북한 관광 프로그램을 운영해온 해외 여행사들도 잠정 휴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여행사들은 다음달까지 예정된 투어 프로그램을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북한이 중국과의 인적교류를 차단하고 나서자 북한 개별관광의 여러 유형 가운데 현실적 제약이 가장 적은 '중국을 통한 북한 방문'에 장애물이 생기게 됐다. 

정부가 구상하는 북한 개별관광에는 남측에서 금강산·개성으로 직접 가는 육로 방문 방안도 있지만, 유엔군 사령부의 군사분계선(MDL) 통행 허가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

이 때문에 현재 중국 여행사들이 운영하고 있는 관광상품을 한국인도 이용할 수 있게 하는 방식이 유력하게 거론됐다. 

한국 관광객이 중국을 거쳐 북한을 관광하고 돌아오는 방식이다. 

그러나 북한의 무반응과 대북제재를 둘러싼 한미간 이견에다 우한폐렴까지 겹치며 속도조절이 불가피하게 된 것이다. 

특히 올 상반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방한하게 되면 남북관계, 더 나아가 북미대화까지 동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던 정부로서는 날벼락이나 다름없다. 

일각에서는 사태가 진정되기까지 수개월이 소요될 것이며, 그 때까지 중국을 통한 방북을 어렵게 보고 있다.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