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엔지니어링, 해외수주 초반 돌풍…'수익성' 전략은 유지
삼성엔지니어링, 해외수주 초반 돌풍…'수익성' 전략은 유지
  • 천동환 기자
  • 승인 2020.01.29 17: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달에만 작년 실적보다 많은 4조원 일감 따내
2018년 이어 '해외건설 사업 1위' 기대감 높여
서울시 강동구 삼성엔지니어링 사옥. (사진=신아일보DB)
서울시 강동구 삼성엔지니어링 사옥. (사진=신아일보DB)

삼성엔지니어링이 연초부터 해외건설 수주력을 과시했다. 1월 한 달에만 지난해 전체 수주액보다 많은 4조원 규모 일감을 따내면서 지난 2018년에 이어 해외건설 수주 1위 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다만, 삼성엔지니어링은 몸집 불리기에 에너지를 쏟기보다는 최근 몇 년간 지켜오고 있는 '수익성 중심 선별 수주' 전략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29일 삼성엔지니어링에 따르면, 이 회사는 이달에만 총 4조원 규모 해외사업을 수주했다.

지난 8일 1조9000억원 규모 알제리 '하시 메사우드 정유플랜트 사업'을 수주한 데 이어 23일 2조1000억원 규모 사우디아라비아 '하위야 우나이자 가스 저장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해외건설협회 집계 기준 지난해 1~11월 삼성엔지니어링 해외사업 누적 수주액 5000억원의 8배에 달하는 규모다. 또, 국내 건설사 중 해외 수주 1위를 기록했던 지난 2018년 수주액 8조2000억원의 절반가량을 일찌감치 채운 것이기도 하다.

지난해 수주한 기본설계 프로젝트 중 EPC 본계약으로 전환되는 사업을 중심으로 올해 추가 수주 전망도 밝은 상황이다.

지난해 11월까지 해외 수주 1위를 기록 중이던 현대엔지니어링의 작년 1~11월 누적 수주액이 4조3000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삼성엔지니어링은 올해 초반부터 2018년에 이어 해외건설 수주 1위 가능성을 높이는 모습이다.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12월에 수주하느냐 1월에 수주하느냐에 따라 실적 연도가 달라지기 때문에 수주 실적을 연도별로 끊어서 보기는 다소 무리가 있지만, 전반적인 흐름을 봤을 때 올해도 좋은 분위기를 이어갈 전망"이라고 말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이 지난 23일 수주한 사우디아라비아 '하위야 우나이자 가스 저장' 사업지 위치도. (자료=삼성엔지니어링)
삼성엔지니어링이 지난 23일 수주한 사우디아라비아 '하위야 우나이자 가스 저장' 사업지 위치도. (자료=삼성엔지니어링)

삼성엔지니어링은 최근 몇 년 사업 수주 기조를 '수익성'에 맞춰왔다.

지난 2013~2017년 대부분 국내 대형 건설사들이 겪었던 해외공사 원가율 재조정에 따른 대규모 추가 비용 발생 이슈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다. 삼성엔지니어링 역시 2013년과 2015년 대규모 원가율 조정에 이은 해외 화공플랜트 손실로 2015년 말에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기도 했다.

이후 2016년에 1조3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재무구조 개선 기반을 마련했으며, 2017년 이후에는 철저히 수익성에 맞춘 선별 수주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그 결과 2015년 1조4500억원에 달했던 영업손실(연결기준)이 2018년 2100억원 이익으로 개선됐고, 지난해에는 3분기까지 3200억원 이익을 기록하며 전년도 실적을 일찌감치 뛰어넘었다.

부채비율(연결기준)도 지난 2017년 말 406.0%에서 2018년 말 347.7%, 지난해 3분기 말 248.3%로 지속해서 낮아지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2017년 이후 프로젝트들은 수익성 위주로 선별 수주한 것들이어서 최근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양질의 수익성 높은 사업 위주로 수주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 8일 알제리 '하시 메사우드 정유 프로젝트' 계약식에서 강문규 삼성엔지니어링 프로포잘 담당(앞줄 오른쪽 첫 번째)이 계약서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삼성엔지니어링)
지난 8일 알제리 '하시 메사우드 정유 프로젝트' 계약식에서 강문규 삼성엔지니어링 프로포잘 담당(앞줄 오른쪽 첫 번째)이 계약서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삼성엔지니어링)

한편, 한국신용평가는 지난달 17일 삼성엔지니어링의 신용등급을 BBB+로 유지하고,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한신평은 등급 전망 상향 이유로 최근 수주 실적 개선과 주요 프로젝트 진행 상황, 글로벌 엔지니어링 업체와의 협력 확대 등을 고려했을 때 삼성엔지니어링의 수주 역량 및 공정 관리 능력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점차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cdh4508@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