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접경지역 봉쇄하라” 홍콩서 시위성 폭탄 투척
“중국 접경지역 봉쇄하라” 홍콩서 시위성 폭탄 투척
  • 이인아 기자
  • 승인 2020.01.29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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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화장실에서 폭발한 사제폭탄. (사진=SCMP 캡처)
홍콩 화장실에서 폭발한 사제폭탄. (사진=SCMP 캡처)

홍콩에서 우한 폐렴 확산을 막기 위한 시위 일환으로 사제폭탄을 터뜨리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이들은 “홍콩은 우한 폐렴 발생국인 중국과의 접촉을 막아야 한다”며 접경 지역을 전면 봉쇄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29일 연합뉴스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전날 오전 10시25분께 홍콩과 접한 중국 선전으로의 통행을 관리하는 선전만 검문소에서는 경비원이 쓰레기통에서 손바닥만한 사제폭탄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고 보도했다고 밝혔다.

경찰이 수거한 이 사제폭탄은 질산염, 전구, 케이블, 전기회로 등으로 이뤄졌고 휴대전화로 작동해 터뜨릴 수 있도록 설계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제폭탄의 크기가 작고 양도 적어 인명피해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았으나 폭발물의 양이 많았다면 사망자나 중상자가 다수 발생할 수 있었던 것으로 경찰은 분석했다.

지난 27일 오전에도 홍콩 충사완 지역의 카리타스 메디컬 센터 내 화장실에서 사제폭탄이 터진 바 있다. 같은 날 오후 10시50분에도 홍콩 카오룽 지역의 한 공원 화장실에서 사제폭탄이 터졌다. 이 사제폭탄 역시 이날 터진 것과 유사한 구조로 이뤄져 있었고 이로 인한 인명피해는 없었다. 다만 화장실 변기가 부서지는 등 크게 손상됐다.

27일과 28일 이틀에 걸쳐 3건의 사제폭탄이 터짐에 따라 홍콩 경찰은 재발 방지를 위한 철저한 수사에 나섰다. 누구의 소행인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홍콩 경찰은 사제폭탄이 터지던 날 홍콩 시위대가 즐겨 쓰는 메신저 텔레그램에 “이번 사건은 경고에 불과하고 진짜 폭탄이 터질 수 있다. 중국과의 접경지역을 전면 봉쇄해야 한다”는 글이 게시된 데 따라 시위대 소행일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한편 홍콩 정부는 중국 후베이성 거주자나 최근 14일간 후베이에 머무른 적이 있는 사람의 입경을 불허한 데 이어 전날에는 홍콩과 중국 본토를 잇는 열차 운행을 중단하기로 했다. 개인 관광객의 홍콩 입경도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홍콩 시위대는 정부의 이런 대책에도 하루 1만명에 달하는 중국인들이 홍콩으로 넘어올 수 있다며 중국과의 접경 지역을 아예 봉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