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칼럼] 유망 상권이 되려면 SNS를 잡아라
[기고 칼럼] 유망 상권이 되려면 SNS를 잡아라
  • 신아일보
  • 승인 2020.01.29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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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택 상가정보연구소 연구원
 

최근 유망한 상권의 트렌드는 변화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에도 흔히 말하는 좋은 상권의 공식은 단순했다. 대로변에 위치한 상권, 역세권 상권, 대학교 또는 업무시설 인근의 상권 등이 좋은 상권이라고 평가받았다. 그러나 이러한 상권 중 몇몇 상권에 대형 자본이 유입되면서 임대료가 상승했다. 따라서 상승한 임대료를 견디지 못한 기존의 상가 임차인들이 상권을 떠나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발생했다. 신사동 '가로수길', 이태원 '경리단길' 등 분위기가 좋았던 상권의 상가 공실도 크게 증가했다. 이러한 이유로 상권에 유입되는 인구는 자연스럽게 감소했고 이는 매출 감소로 이어지며 상권은 자연스럽게 쇠퇴해 갔다.

상권 젠트리피케이션의 사례가 증가하며 쇠퇴기를 맞이한 상권은 늘어났고 내수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상권의 분위기는 더욱 악화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소셜커머스 및 중고 물품 거래 애플리케이션 등의 사용 증가로 오프라인 매장의 매출은 타격을 입었다. 상가 시장의 위기는 공실률을 봐도 알 수 있다. 한국감정원에서 발표된 2019년 3분기 전국 중대형 상가의 공실률은 11.5%를 기록했으며 서울도 7.5%의 공실률을 기록하며 침체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러한 시장 속에서도 사람들로 발 디딜 틈 없는 상권이 생겨났다. 바로 골목상권이다. 대형 상권과 달리 낡은 주택가 또는 노포들 사이로 형성된 골목상권은 소비자에게 색다른 경험을 선사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찾아가기도 어려운 골목 상권들이 어떻게 큰 인기를 끌 수 있었을까? 그 이유는 바로 SNS(Social Network Services)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 사용자가 늘며 정보 공유를 목적으로 한 '인증샷' 게시물이 증가했다. 이로 인해 자연스럽게 특색 있고 아름다운 골목상권의 점포들의 사진들이 업로드됐고, 이런 현상은 골목상권 홍보로 이어졌으며 많은 사람들이 상권을 찾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SNS를 통해 유명해진 대표적인 상권은 3곳이다. 첫 번째는 서울 중구에 위치한 '을지로 2가 상권'이다. 을지로 2가 상권은 시대가 변함에 따라 어느새 낡은 인쇄소 건물만이 남겨졌었다. 하지만 이러한 낡은 상권에 젊은 예술가·창업자들이 몰리며 구시대의 산업과 젊은 예술 감각이 만나 독특한 상권으로 변화했고 이러한 점이 매력으로 작용했다. 그 결과 지금은 세대를 불문하고 많은 사람이 을지로 2가 상권을 찾고 있으며 젊은이들 사이에서 '힙지로'라는 별명도 얻었다.

두 번째는 서울 종로구 익선동에 위치한 '익선동 한옥길' 상권이다. 이 지역은 안국역과 종로 3가 사이에 위치한 작은 동네다. 익선동은 서울의 마지막 한옥마을이자 도심 속에서 옛 감성을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개화기 복장을 한 젊은이들이 인증샷을 찍어 SNS에 게재하며 큰 주목을 받았고 지금도 그 인기가 이어져 상권에는 많은 유동인구가 현재까지 유입되고 있다.

마지막은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에 위치한 '문래창작촌' 상권이다. 한때 수많은 철공소가 있던 문래창작촌은 홍대의 값비싼 임대료에 연남동, 망원동으로 밀려나던 예술가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개성 있는 장소로 변모했다. 문래창작촌은 예술가들이 주최하는 전시회나 공연이 수시로 열리고, 낡고 좁은 골목과 녹이 슨 건물들 곳곳에 예술가들의 다양한 작품들이 새겨져 아름답고 운치 있게 변화했다. 이러한 개성 있는 상권은 SNS를 통해 많은 사람에게 알려졌고 많은 방문객이 이곳을 찾고 있다.

이렇듯 SNS는 상업 시설과 상권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며 그 트렌드를 빠르게 전파하는 역할을 하는 상권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 앞으로 시간이 흐를수록 이 기간은 점점 단축될 것이며, SNS가 상권에 미치는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이다.

/조현택 상가정보연구소 연구원

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