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로 바뀌는 졸업식 풍경…"강당 대신 교실"
'신종코로나'로 바뀌는 졸업식 풍경…"강당 대신 교실"
  • 권나연 기자
  • 승인 2020.01.29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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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전 광주 북구 금호중앙여자고등학교 졸업식이 교실에서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9일 오전 광주 북구 금호중앙여자고등학교 졸업식이 교실에서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의 확산에 졸업 시즌을 맞이한 각급 학교들이 졸업식 개최 여부와 규모 등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29일 서울시교육청은 “오는 30일과 31일 서울 중·고교 710개교 중 40개교가 졸업식을 개최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졸업식을 진행하는 학교들 대부분은 여러 명이 함께 모이는 강당이 아닌 교실에서 간소하게 식을 치른다는 입장이다. 특히 공연이나 외빈 축사 등 부대행사를 대폭 없애고 학부모들에게도 졸업식 참석 자제를 당부했다.

31일 졸업식을 진행하는 서울 노원구 한 중학교는 재학생들이 마련한 오케스트라 공연과 합창 등 축하 공연을 모두 취소하고 강당 대신 각 교실에서 식을 진행하기로 했다.

해당 학교의 교감은 "학부모들에게도 졸업식에 가급적 오지 말라고 말했는데 일부는 '회사에 휴가도 냈는데 졸업식에 오지 말라니 무슨 소리냐'고 항의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어 "지금 보면 바이러스 감염이 큰일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중학교 졸업식은 인생에 단 한 번뿐인데 아쉽다"고 안타까워 했다.

미림여고 관계자도 "예전에는 강당에서 전체 졸업생을 모아놓고 했었는데 올해는 각 교실에서 진행하기로 했다"며 "교장 선생님이 방송실 스튜디오에서 축사를 하고 시상 등은 교실에서 담임 선생님이 진행한다"고 말했다.

또 졸업식에 학부모 참석을 허용하는 학교들은 위생용품을 비치하고 발열 체크를 하는 등 방역에 만전을 기할 것을 약속했다.

30일 졸업식을 진행하는 구암고등학교는 마스크를 미처 챙기지 않은 외빈들을 위해 마스크와 손세정제를 비치한다.

구암고 김대인 교장은 "보건 교사를 중심으로 교사들이 발열 체크를 해 열이 나는 분들은 돌아가 달라고 정중히 요청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경동고 관계자 역시 "학부모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졸업식에 참석하는 모든 분은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당부할 것이다"며 "강당 입구에 손 세정제를 비치해 손을 닦으라고 안내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일부 학교에서는 졸업식 개최 여부를 확정하지 못하는 등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서울 도봉구의 한 중학교 관계자는 “31일 졸업식이 예정돼 있는데 올해는 우한 폐렴 때문에 계획대로 졸업식을 해야 할지 아니면 연기할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며 "다른 학교도 비슷한 상황으로 대혼란이다"는 의견을 냈다.

31일 졸업식을 앞둔 반포고 역시 하루 전까지 연기 방안을 검토하다 학사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것을 염려해 그대로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고은정 반포고 교장은 "(졸업식을 예정대로 개최하는 대신) 최대한 빨리 끝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우한 폐렴 국내 확진환자가 발생하기 전인 지난 8일 졸업식을 진행한 경기 의정부시 배영초등학교의 모습. (사진=배영초등학교)
우한 폐렴 국내 확진환자가 발생하기 전인 지난 8일 졸업식을 진행한 경기 의정부시 배영초등학교의 모습. (사진=배영초등학교)

[신아일보] 권나연 기자

kny062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