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완성차 일감확보 시급…노사 협력이 관건
외국계 완성차 일감확보 시급…노사 협력이 관건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0.01.28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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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생산량 전년比 최소 6%서 최대 24% 줄어
르노삼성·쌍용차 일감확보 총력…한국GM 신차 기대
노동조합 측의 부분 파업으로 작업이 멈춰있는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모습. (사진=르노삼성자동차)
노동조합 측의 부분 파업으로 작업이 멈춰있는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모습. (사진=르노삼성자동차)

국내에 있는 외국계 완성차 업체들의 생산량이 큰 폭으로 감소한 가운데, 일감확보가 시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제조업을 대표하는 자동차산업에서 일감이 줄어들 경우, 자연스레 일자리도 감소할 전망이다. 이들 기업은 현재 노사 간 이견이 분분한 만큼 화해와 협력까지 걸리는 시간이 관건이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28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통계 자료에 따르면 한국GM, 르노삼성차, 쌍용차는 지난해 생산량이 전년 대비 최소 6%에서 최대 24%까지 줄었다.

한국GM은 40만9830대로 –7.9%, 르노삼성차는 16만4941대로 –23.5%, 쌍용차는 13만2994대로 –6.4%를 기록했다. 이는 노동조합 측의 파업 여파와 함께 판매 부진, 수출 계약 만료에 따른 일감 축소가 원인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르노삼성차는 수출용 닛산 ‘로그’ 생산이 오는 3월 종료된다. 연 10만대에 달하던 생산 물량은 이미 지난해 35% 줄었다.

현재 르노삼성차는 3월 국내에 출시할 신차 크로스오버 쿠페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M3’에 기대를 걸고 있다. XM3는 르노그룹에서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이 처음 양산할 예정인 모델이다.

르노삼성차는 XM3 내수 물량과 함께 유럽 수출용 위탁생산 물량을 확보해 닛산 로그의 공백을 채울 방침이다.

하지만 르노삼성차 노사는 그룹이 XM3 생산공장을 정하지 않은 상황에서 기본급 인상을 두고 파업과 직장폐쇄 등으로 맞서며 격한 대립을 이어왔다.

이러한 가운데, 르노그룹의 제조·공급 총괄을 맡는 호세 빈센트 드 로스 모조스 부회장은 29일 방문이 예정된 부산공장에서 생산 물량에 대해 어떤 발언을 내놓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모조스 부회장은 지난해 초 르노삼성차 노조가 파업할 당시 부산공장을 찾아 “현재 부산공장 생산비용은 이미 르노그룹 공장 중 최고 수준”이라며 “생산비용이 더 올라가면 미래 차종과 생산 물량 배정 등에서 경쟁력을 잃을 것”이라고 말했다.

르노삼성차 노사는 지난 23일부터 대립을 풀고, 다음달 4일부터 7일까지 2019년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집중 교섭을 실시하기로 했다.

르노삼성차 측은 임단협 결과에 따라 부산공장이 일감확보 경쟁에 우위를 점하게 될 수 있을지 알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쌍용차의 경우 대주주인 마힌드라가 현재 추진하는 포드 등 해외 업체와 제휴 성사 여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마힌드라는 포드와 제휴가 성사되면 필리핀 등 아태 지역에서 포드 네트워크를 통해 판매망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신차 연구·개발(R&D)을 위해 마힌드라가 밝힌 2300억원이 집행돼야 한다.

쌍용차는 아직 올해 출시 예정인 신차가 없고, 수출을 갑자기 큰 폭으로 끌어올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앞서 쌍용차 이사회 의장인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은 지난 16일 평택공장에서 직원 간담회를 열고, 오는 2022년 흑자전환을 위해 5000억원이 필요하다며, 2300억원 투자 계획을 밝혔다. 나머지 자금은 산업은행 등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GM은 지난 16일 소형 SUV 신차 ‘트레일블레이저’를 출시하며,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트레일블레이저의 구매자 인도는 이달 말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트레일블레이저는 부평공장에서 생산하는 수출 주력 차종으로, 한국GM의 경영정상화를 이끌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12월 취임한 김성갑 한국GM 노조위원장은 출시 행사에서 “경영정상화는 노사 공동 목표인 만큼 앞으로도 필요한 부분은 협력하면서 공장가동 재개와 안정적인 일자리 확보 등을 얻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