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 비상 걸린 한국… 네 번째 확진자 발생
‘우한 폐렴’ 비상 걸린 한국… 네 번째 확진자 발생
  • 이인아 기자
  • 승인 2020.01.27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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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거주자 중 6430명 한국행… 바이러스 확산 우려

 

 

네 번째 우한 폐렴 확진자가 나온 한국. (사진=연합뉴스)
네 번째 우한 폐렴 확진자가 나온 한국. (사진=연합뉴스)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우한 폐렴’이 이번에는 한국을 휩쓸고 있다. 네 번째 확진자가 나오면서 한국도 비상이 걸렸다. 게다가 바이러스 발생지인 우한 거주자 중 6430명이 한국으로 이동함에 따라 확진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여 정부의 강력한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27일 질병관리본부는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 방문했다가 지난 20일 귀국한 55세 한국인 남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확진됐다”고 전했다.

이 남성은 귀국 다음 날인 21일 감기 증세로 국내 의료기관을 찾았고 나흘 뒤인 25일 38도의 고열과 근육통이 발생해 의료기관은 재차 방문했다.

보건소에 신고된 그는 능동감시를 받고 같은 날 분당 서울대병원에 검사를 받은 결과 이날 최종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이 확인됐다. 질병관리본부는 현재 환자의 이동 동선을 따라 심층 역학 조사를 벌이고 있는 중이다.

한국에서는 지난 20일 첫 번째 확진자가 나온 이후 일주일 새 4명의 확진자가 나오게 됐다.

중국 우한시에 거주하는 35세 중국 국적의 여성이 한국 여행을 위해 인천으로 입국하다가 격리 조치됐고, 24일 중국 우한시에 근무하는 55세 한국인 남성이 귀국하던 중 검역 과정에서 이상 증세로 감시를 받아 세 번째 확진을 받았다.

이어 전날에는 우한시에서 거주하다 일시 귀국한 54세 한국인 남성이 보건소 검사에 따라 확진자로 확인됐다. 특히 이 남성은 귀국 후 5일가량 감염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지역사회에서 생활한 것으로 알려져 바이러스를 전파했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이들 확진자는 현재 인천의료원, 국립중앙의료원 등에서 각각 치료 중이다.

네 번째 확진자가 나오면서 한국은 더는 안전지대가 아닌 바이러스 노출 위험이 높은 나라로 치부되고 있다. 확진자가 더 많이 나올 가능성이 제기됨에 따라 우려는 더해가고 있다.

이날 중국 제일재경망과 바이두 앱은 우한 거주자의 이동 추이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우한 거주자 500만명이 도시를 빠져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우한을 탈출한 60~70%의 대다수는 우한시 인근 후베이성 다른 도시로 이동했으며 충칭, 베이징, 상하이 등 대도시로도 많이 이동한 것으로 분석됐다.

또 제일재경망의 항공 이동 추이에서는 우한에서 출발한 탑승객 6만5853명이 베이징으로 향했고, 상하이(5만7814명), 광저우(5만5922명), 청두(5만4539명)로도 많이 이동했다.

해외로 떠난 우한 탑승객은 태국이 2만558명으로 가장 많았고 싱가포르(1만680명), 도쿄(9080명), 한국(6430명) 순이었다. 우한 거주자 중 상당수가 도피처로 한국행을 택한 결과다.

이들이 한국 이곳저곳을 돌아다닐 경우 전염성이 강한 탓에 감염자 수는 급속도로 많아지게 되고, 이에 따른 바이러스 확진자 수도 더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정부, 보건당국은 현 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인식하고 감염이 확산되지 않도록 차단하는 데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정세균 총리는 “과거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와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의 경험으로 선제적으로 강력한 대응을 해야 한다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공감대가 형성돼있는 데 이를 실천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보건복지부와 지자체, 의료기관 관 정보 공유와 소통이 반드시 필요하다. 국민들도 증상이 있을 시 병원 이동 전 질병관리본부 콜센터에 미리 연락하는 등 확산방지에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우판 폐렴은 현재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감염자를 2700명대로 봤지만

이미 10만명 이상이 감염됐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공중위생 전문가인 닐 퍼거슨 영국 임페리얼칼리지 교수는 “내가 아는 한 감염자는 현재 10만명에 이를 것”이라며 “실제 감염자 수는 중국 보건당국 등을 통해 알려진 2000여명을 크게 웃돌 것이다”고 전망했다.

우한 폐렴은 사스와 달리 감염자에 별다른 초기 증세가 발견되지 않아 레이더망에 잡히지 않았을 뿐 실제로는 수많은 사람이 감염됐을 것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