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설 명절 '국면 전환' 총력전… 호남선·경부선 민심 다지기
여야, 설 명절 '국면 전환' 총력전… 호남선·경부선 민심 다지기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0.01.23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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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호남 출발점 용산역서 귀향객 인사…이낙연 출마 회견도
한국당·새보수, 서울역서 TK·PK 민심 공략…黃-柳 조우 결국 불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이낙연 전 국무총리 등 의원들이 23일 오전 서울 용산역에서 귀성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이낙연 전 국무총리 등 의원들이 23일 오전 서울 용산역에서 귀성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1대 국회의원 총선거 주도권 잡기에 돌입한 여야가 23일 일제히 설 명절 귀성 인사에 나섰다.

먼저 더불어민주당은 서울 용산역에서 인사 행사를 실시했다. 용산역은 호남선 출발점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민주당이 공들이고 있는 지역을 알 수 있다는 평가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 등 지도부와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용산역에서 '언제나 국민과 함께'라고 적힌 어깨띠를 두르고 열차 승강장까지 내려가 귀성객에게 손을 흔들었다.

이날 행사에선 이 대표에게 항의하기 위해 장애인권단체가 몰려오기도 했다. 이 대표는 최근 '선천적 장애인은 의지가 약하다'는 식의 장애 비하 발언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바 있다.

행사 후에는 이 전 총리가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 1번지' 서울 종로를 지역구로 4·15 총선에 출마하겠단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이 전 총리는 민주당이 제안한 당 공동 상임선거대책위원장직도 수락했다.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조배숙 원내대표와 대안신당 최경환 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용산역에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조배숙 원내대표와 대안신당 최경환 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용산역에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날 용산역에선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와 이동섭 원내대표 권한대행,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와 조배숙 원내대표, 대안신당 최경환 대표와 장정숙 원내대표도 귀향객 인사를 진행했다.

특히 지난해 분당 사태를 겪은 평화당·대안신당의 각 대표는 승강장에서 재회하기도 했다.

호남선에서 다시 만난 이들은 제3지대 통합에 대한 가능성을 언급했다. 현재 여의도에선 바른미래와 평화당, 대안신당 사이에 통합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상태다. 일각에선 통합 명분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보수권이 재편 속도를 올리면서 필요성을 절감한 것으로 풀이된다.

평화당 정 대표는 "흩어져 간 사람들이 함께 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절감하는 것 같다"며 "우리는 통 큰 정치 차원에서와 원래 한 솥밥을 먹던 식구였던 점에 대해 함께 한다는 것에 인색하지 않다"고 말했다. 조 원내대표도 "저희가 여러 가지 이유로 분열했지만, 이제는 진보 야권이 서로 큰 명분과 가치를 함게 하면서 힘을 모아야 할 때인 것을 절실히 느낀다"고 전했다.

대안신당 최 대표는 "무엇보다 각 정파와 정치 지도자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설 연휴기간이 결단을 위한 숨 고르기 시간, 숙고의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답했다. 또 "진정한 개혁과 통합의 열차에 동행하려는 모든 사람과 함께 여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심재철 원내대표 등이 23일 서울역에서 귀성객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심재철 원내대표 등이 23일 서울역에서 귀성객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같은 날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은 서울역으로 향했다. 전통적 지지기반인 TK(대구·경북)과 PK(부산·울산·경남) 지역 민심 다지기에 나선 것이다.

먼저 한국당에선 황교안 대표와 심재철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당을 상징하는 빨간색 목도리와 빨간 의상을 착용하고 KTX(한국초고속열차) 승강장 앞에서 귀성객에게 인사했다.

이날 행사에선 황 대표가 등장하자 진보단체 활동가 3명이 '헤쳐 모여, 도로 새누리당'과 '당당하게 종로에서 출마하라'고 쓴 팻말을 들고 비난하기도 했다.

황 대표는 귀성 인사를 마친 뒤 "경제는 어렵고 민생은 힘들지만, 희망을 가지고 고향에 내려가시는 것을 보며 박수를 보내드렸다"고 말했다.

새로운보수당 원·내외 인사가 23일 서울역 열차 승강장에서 귀성객 인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새로운보수당)
새로운보수당 원·내외 인사가 23일 서울역 열차 승강장에서 귀성객 인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새로운보수당)

새보수당도 같은 장소에서 귀성길 인사를 진행했다.

하태경 책임대표와 유승민 보수재선위원장 등을 비롯한 원내·외 인사는 흰색 상의와 청바지 차림으로 젊은 보수를 강조했다.

한국당과 비슷한 시간대에 경부선에 있었다는 점에서 황 대표와 유 의원이 조우할 가능성도 나왔지만, 만남을 갖진 않았다.

이날 서울역에선 심상정 정의당 대표 등도 귀성 인사를 실시했다. 이들은 총선 공약인 '청년 기초자산'을 홍보하기도 했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