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경제사업 중심 전환 추진
농협, 경제사업 중심 전환 추진
  • 박재연기자
  • 승인 2009.03.31 17: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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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경제 지주회사 각각 분리
개혁위 ‘농협중앙회 신·경분리 추진방안’ 건의

농협중앙회가 경제사업 중심의 농협경제연합회로 전환되는 방안이 추진된다.

농협의 신용 및 경제 사업은 각각 지주회사를 설립해 분리해 나가게 된다.

농림수산식품부 산하 민관 합동 농협개혁위원회는 31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농협중앙회 신.경분리 추진방안'을 마련하고 정부에 건의했다고 밝혔다.

농협중앙회는 그동안 비조합원 대상사업인 신용사업 수익제고에만 치중하고 조합원이 요구하는 경제사업, 특히 유통사업 등을 소홀히 한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이에 따라 정부도 농협이 조합원의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경제사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신·경 분리 방침을 정하고 단계적으로 이를 추진중이다.

이번 방안을 토대로 정부는 관계 부처와의 협의를 거쳐 올해 안에 신경분리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개혁위의 방안에 따르면 농협중앙회는 농협경제연합회로 전환돼 신용사업 및 교육지원 사업 중심의 농협에서 경제사업 중심의 농협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12조2000억원에 달하는 농협의 모든 자본금은 연합회가 승계한다.

개혁위 관계자는 "농협의 설립 목적은 조합원의 이익 제고를 위한 경제사업 활성화에 있다"며 "신용사업 배당도 이익을 제공하지만 경제사업으로 농산물 수취가격을 높이는 것이 더 많은 이익을 가져온다"고 밝혔다.

또 협동조합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기업경영 방식의 농협경제지주회사를 설립, 다양한 형태의 경제사업 자회사를 통해 경제사업을 전담시킬 방침이다.

개혁위에 따르면 종묘, 사료 등의 생산자재 자회사와 쌀, 한우, 양돈 등 품목별 자회사, 소비자 유통자회사 등 부가가치 창출력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경제자회사가 운영될 수 있다.

중앙회의 신용사업(상호금융 제외)은 자본조달에 유리한 조직구조인 농협금융지주회사로의 전환을 추진한다.

개혁위는 이를 통해 자본금 확대에 따른 건전성 강화와 시장의 신뢰확보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개혁위 관계자는 "기존에 신용사업 수익을 바탕으로 경제사업, 교육지원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고 경제사업의 손실을 보전한다는 경영전략에서 탈피할 계획"이라며 "금융지주회사법에도 농협이 절대적인 최대주주라도 이와 같은 경영방식은 적용할 수 없도록 제한돼 있다"고 강조했다.

일선조합의 상호금융특별회계를 상호금융중앙금고로 별도 독립법인화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상호금융연합회에 상호금융 중앙금고에 대한 감독과 경영전략 수립을 맡고 각기 다른 금리로 운영되는 1000여개 지역 상호금융에 대해 동일한 금리를 적용하는 등의 일체화를 이룬다는 계획이다.

또 각 연합회의 회장은 간선으로 선출하고 이사회는 일선조합장 중심으로 구성해 운영한다는 방안도 제시됐다.

아울러 사업을 담당하는 지주회사 및 상호금융중앙금고의 대표이사는 각 연합회의 이사가 지주회사 등의 이사를 겸하거나 지주회사 이사회에서 선출할 필요가 있다는 방안도 제시됐다.

자본금과 관련해서는 농협의 자본금 12조2000억원 중 5조3000억원을 농협경제지주회사에, 8000억원은 상호금융중앙금고에 우선출자하고 나머지 6조1000원은 중앙회가 지분을 50% 이상 소유할 수 있도록 금융지주회사에 출자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다만 금융지주회사가 국제결제은행(BIS)의 자기자본비율 8%를 유지하는데 필요한 자본금 6조원은 농협 내부나 외부로부터 조달키로 했다.

개혁위는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실무작업반의 검토를 거쳐 앞으로 위원회에서 추가 논의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