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12번째 영입인사 '태호 엄마' 이소현씨
민주당, 12번째 영입인사 '태호 엄마' 이소현씨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0.01.23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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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이름에 부끄럽지 않게 헌신하려 해"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12번째 영입인사인 태호 엄마 이소현씨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12번째 영입인사인 태호 엄마 이소현씨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23일 21대 국회의원 총선거 열두 번째 영입인사로 시민단체 '정치하는 엄마들'의 이소현(37) 씨를 영입했다.

민주당이 이날 발표한 이씨는 지난해 5월 불의의 교통사고로 숨진 김태호 군의 엄마다. 이씨는 아이가 세상을 떠난 이후 교통사고를 당한 어린이의 부모들과 함께 도로교통법·체육시설법 개정안 발의를 이끌었다. 일명 대호·유찬이법이다.

이씨는 하준이·민식이·해인이법 관련 피해 부모들과 연대해 최근까지 어린이 생명안전법안 개정운동을 벌여오고 있다.

지난 2007년 계명대 관광경영학과를 졸업한 이씨는 대한항공 승무원으로 13년간 재직해왔다. 현재는 휴직 상태다.

지난해 11월 정기국회 12차 본회의가 파행되자 고 김태호군의 어머니 이소현씨가 눈물로 도로교통법 개정안 통과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11월 정기국회 12차 본회의가 파행되자 고 김태호군의 어머니 이소현씨가 눈물로 도로교통법 개정안 통과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씨는 이날 영입 기자회견문을 통해 "감당하기 힘든 일을 겪었지만, 이제 울지 않으려고 한다. 강해지려고 한다"며 "오늘부터 해야 할 일이 더 분명해졌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 씨가 말한 해야 할 일은 '어린이가 안심하고 안전하게 커갈 수 있도록 지켜주는 것'이다.

이씨는 "같은 불행을 겪은 엄마들과 국회를 수도 없이 오갔다"며 "처음에는 아프고 절절한 저희 호소를 정치권이 다 풀어 주리라 믿었다"고 소회했다.

이어 "모진 일을 겪었지만 뭐 하나 우리 스스로를 위해 해 달라는 게 아니었다"며 "꽃 같은 아이들이 다시는 어처구니없는 사고로 멀리 떠나가는 비극이 생기지 않도록 하자는 것이 전부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생명을 지켜주지 못하는 정치와 아이의 안전보다 정쟁이 먼저인 국회를 보면서 이대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며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판다고했다. 목마른 정도가 아니라 피눈물 나는 사람이 손톱이 빠지도록 우물을 파는 심정으로 정치를 통해 바꿔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영입 제안 당시를 언급하며 "말도 안 된다고 거절했다"며 "여의도 쪽은 돌아보기도 싫었다"고 전했다. 다만 민주당에서 '가장 아팠던 사람이 가장 절박하고, 가장 절박한 사람이 가장 치열하고 순수하기에, 더 절박하게 매달리고 더 절박하게 성과를 낼 것'이라고 거듭 설득했고, 마음을 열었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첫째 아이가 떠났지만, 둘째 아이가 넉 달 후 태어난다"며 "모든 생명은 소중하다. 더 이상 지켜주지 못해 후회하는 세상을 만들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비행기 승무원이었다. 비행 중 사고가 발생하면 승객 대신 죽음을 각오해야 한다고 늘 생각했다"며 "정치가 그만도 못하다면 부끄러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씨는 마지막으로 "아이들의 안전과 생명, 국민이 안심하고 살아가는 일에 관해선 아이의 이름에 부끄럽지 않게 헌신적으로 일해보려 한다"고 전했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