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9개월 만에 시가총액 반토막…시장·환경규제 영향
쌍용차, 9개월 만에 시가총액 반토막…시장·환경규제 영향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0.01.22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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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시총 8151억원서 올 1월 3199억원
국내 SUV 경쟁 치열…이란 제재 등 악재
(사진=쌍용자동차)
(사진=쌍용자동차)

쌍용자동차 시가총액이 9개월 만에 절반 이하로 줄었다. 국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해외시장에서의 경제제재와 환경규제 등의 악재가 겹친 영향으로 풀이된다.

22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따르면 쌍용차의 시가총액은 지난 21일 장마감(주당 2135원) 기준 3199억원이다. 이는 9개월여 전 약 8000억원에서 절반 이하로 쪼그라든 수치다. 쌍용차의 지난해 4월12일 기준 시가총액은 8151억원이었다.

쌍용차는 대주주인 마힌드라가 지분 74.56%를 보유하고 있다. 마힌드라는 지난 2011년 쌍용차를 5225억원에 인수한 뒤 두 차례에 걸쳐 각각 800억원, 500억원 증자했다.

쌍용차의 주가 하락 원인은 지난해 실적 부진과 불투명한 미래 전망이 꼽힌다.

쌍용차는 지난 2016년 반짝 이익을 거둔 후 11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손실은 2000억원에 달했고, 4분기에도 상당 규모의 적자가 예상된다.

지난해 쌍용차 판매는 13만5235대로, 전년 14만3309대와 비교해 5.6% 감소했다.

내수 판매는 10만7789대를 기록해 전년 10만9140대 대비 1.2% 줄었고, 반제품조립(CKD)을 포함한 수출은 2만7446대로 전년 3만4169대와 비교해 19.7% 감소했다.

쌍용차는 지난 2011년 마힌드라에 인수된 후 ‘티볼리’가 인기를 얻고, 마힌드라가 티볼리 플랫폼을 구매하며 낸 기술료로 지난 2016년 9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하기도 했다.

이어 출시한 ‘G4 렉스턴’도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자금의 유입과 신차 투자가 이뤄지는 등 활기가 돌았다.

하지만 연이은 신차 출시에 따른 감가상각비 증가와 경쟁 심화로 인한 영업비용 증가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하며, 1년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해외 시장에서는 지정학적 리스크로 타격을 받는 형국이다. 쌍용차는 미국의 경제제재가 해제된 이란에서 지난 2016년 8000대 규모의 판매 실적을 거뒀지만, 다시 제재가 내려지면서 수출길이 막혔다. 서유럽의 경우 환경규제 강화로 디젤차 위주인 쌍용차에 우호적인 여건이 형성되지 않았다.

SUV 시장 경쟁 심화도 주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국내 시장에서 현대·기아자동차 등이 SUV 신차를 잇따라 출시하며, 쌍용차의 입지가 줄었다.

쌍용차는 지난해에도 티볼리와 ‘코란도’ 디젤·가솔린 모델 신차를 차례로 내놨지만 역부족이었다.

관련업계에서는 신차와 미래차 개발 등 중장기 비전을 보여주지 못한 점이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쌍용차 대주주인 마힌드라는 직원들에게 오는 2022년 흑자전환을 위해 5000억원이 필요하다며 2300억원 투자 계획을 밝혔다. 나머지 자금은 산업은행 등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힌드라는 쌍용차와 포드의 제휴를 검토하면서 앞으로 사업계획 수립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