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실험 않겠다는 약속에 얽매이지 않겠다”
북한 “핵실험 않겠다는 약속에 얽매이지 않겠다”
  • 이인아 기자
  • 승인 2020.01.2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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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하지 않겠다는 약속에 얽매이지 않겠다고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하지 않겠다는 약속에 얽매이지 않겠다고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북한이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하지 않겠다는 약속에 더는 얽매이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이 북한 측이 줄곧 제시한 ‘연말 시한’을 무시한 데 따른 강경 조치 발언이다. 

21일(현지시간) 연합뉴스는 로이터 통신 등이 이날 “주용철 주제네바 북한대표부 참사관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군축회의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보도했다고 밝혔다.

주 참사관은 “지난 2년 동안 북한은 핵·탄도 실험을 자제해왔다”며 “그러나 불행하게도 미국은 이러한 긍정적인 우리의 태도를 무시했고 계속해서 제재를 부과하고 한국과 공격적인 군사 훈련을 했다”고 말했다. 미국의 대북 제제는 “가장 잔인하고 비인간적”이라는 게 그의 말이다.

주 참사관은 또 “미국은 북한의 발전과 정치적 시스템을 마비시키려는 야욕을 분명하게 지녔다”며 “만일 이러한 태도가 계속된다면 한반도 비핵화는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대화 재개를 거론하고 있지만 처음부터 대북 적대 정책을 철회할 의도가 전혀없었다”며 “미국이 적대 정책을 포기하고 한반도의 지속적인 평화를 원하기 전까지 북한은 계속해서 국가 안보에 필수적인 전략 무기를 개발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미국이 북한에 계속해 제재와 압박을 가한다면 주권을 방어하기 위한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차원에서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앞서 북한은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미국에 대북제재 완화를 취지로 하는 새로운 셈법을 지난해 말까지 제시하라면서 시한을 넘길 시 새로운 길을 갈 수밖에 없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미국은 북한이 제시한 이 내용에 대해 현재까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고 급기야 북한은 이날 올해 들어 처음으로 ‘새로운 길’을 모색하겠다는 입장을 전하게 됐다.

한편 이장근 주제네바 한국대표부 차석대사는 북한보다 먼저 진행한 발언에서 “한국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를 이행하면서 동시에 남북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역시 이 자리에서 북한과의 협상 의지를 재차 내비쳤다.

[신아일보] 이인아 기자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