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바라보는 마힌드라…"3년간 5000억원 필요"
산업은행 바라보는 마힌드라…"3년간 5000억원 필요"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0.01.21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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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힌드라 자체조달 2300억원에 쌍용차 1000억원 마련 가능
최근 직원 간담회서 2022년 흑자전환 언급…포드제휴 성사 관건
(사진=쌍용자동차)
(사진=쌍용자동차)

쌍용자동차 대주주인 마힌드라는 3년 후 적자탈출을 위해 산업은행 측에 지원금 1700억원을 요청할 전망이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마힌드라의 고엔카 사장은 지난 16일 방한해 가진 쌍용차 직원들과 간담회서 오는 2022년 흑자전환을 위해 3년간 5000억원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 중 2300억원은 마힌드라가 지원하고, 쌍용차는 성과급 반납 등을 포함한 자체 자구안으로 1000억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럴 경우 마힌드라가 산은에 기대하는 지원 액수는 1700억원이 된다.

일각에서는 쌍용차의 자체 자구안을 제외한 신규 자금으로 5000억원이 필요하다는 게 고엔카 사장의 의중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다만, 고엔카 사장은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구체적인 금액을 놓고 논의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업계에서는 산은이 쌍용차 지원에 선뜻 나서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산은은 쌍용차의 주요 주주가 아닌 주채권은행일 뿐이기 때문이다. 산은은 지난해 초 평택공장을 담보로 쌍용차에 1000억원의 시설자금을 대출했다. 지난해 12월에는 만기도래한 200억원의 대출금 상환을 연장한 바 있다.

지난해 초 산은의 1000억원 지원에 힘을 실었던 정부 측 인사들도 현재 대주주의 책임을 강조하는 모양새다.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과 이목희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도 고엔카 사장을 만나 “쌍용차의 중장기 비전이 없는 것이 문제”라며 “미래차 전략을 잘 세우고, 노사가 뼈를 깎는 자구노력으로 국민을 납득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힌드라는 지난 2010년 쌍용차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현재까지 투자의 대부분을 내부 자금으로 집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는 현재 전기자동차 개발 등 미래차 시대에 대한 대비가 부족한 상황이다. 쌍용차는 올해 신차 계획이 없다. 내년에야 전기차를 출시한다.

고엔카 사장은 이번 방한을 통해 직원들에게 쌍용차를 떠나지 않을 것이며, 투자 계획도 의심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오는 30일 쌍용차 자체 이사회 외 쌍용차 투자를 결정하는 마힌드라의 이사회 개최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 쌍용차는 마힌드라가 세운 3년 목표에 맞춰 사업계획을 작성할 계획이다.

쌍용차의 사업계획은 포드와 제휴 성사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현재 마힌드라는 포드 인도공장 인수를 계기로 쌍용차와 포드의 제휴를 검토하고 있다. 제휴는 쌍용차가 개척하지 못한 필리핀 등 아태 지역에서 포드의 네트워크를 통해 판매에 나서는 방식이다. 포드는 쌍용차 차량 2000여대로 시장 반응을 살펴보겠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업계에서는 쌍용차가 포드와 제휴 성사 결정이 나와야 사업계획을 세우고, 산은과 대화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