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실종자 매몰 추정지점 2곳 확보… "날씨 우려"
네팔 실종자 매몰 추정지점 2곳 확보… "날씨 우려"
  • 권나연 기자
  • 승인 2020.01.21 09: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네팔 안나푸르나 눈사태 실종자 구조 총 책임자인 현지 카스키군의 D.B. 카르키 경찰서장이 20일 오후(현지시간) 안나푸르나 인근 포카라에 마련된 한국 현장지휘본부에서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네팔 안나푸르나 눈사태 실종자 구조 총 책임자인 현지 카스키군의 D.B. 카르키 경찰서장이 20일 오후(현지시간) 안나푸르나 인근 포카라에 마련된 한국 현장지휘본부에서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눈사태로 7명의 실종자가 발생한 네팔 히말라야 안나푸르나에서 실종자 매몰 추정 지점 두 곳이 확보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D.B. 카르키 경찰서장이 20일(현지시간) 오후 포카라에 마련된 한국 현장지휘본부에서 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카르키 서장은 이번 눈사태가 발생한 데우랄리 지역 등을 포함한 네팔 간다키 프라데시주(州) 카스키 군(district)에서 근무 중이며, 현재 실종자 구조작업을 지휘하고 있다. 

이날 카르키 서장은 "탐지 장비를 동원해 현장을 수색한 결과 두 곳에서 신호가 감지됐다"며 "이 탐지기는 실종자 몸의 장비를 감지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실종자의 생존 여부는 두고 봐야겠지만 살아계실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생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산악인 엄홍길 대장 역시 "19일(현지시간) 오후 사고 구조대 헬리콥터가 금속 탐지 장비를 활용해 수색 작업을 하던 도중 신호를 감지했다고 들었다"고 전한 바 있다.

카르키 서장은 실종자들의 생존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도 협곡 아래에 쌓인 눈이 녹으려면 상당한 시일이 필요하다고 우려했다.

그는 "눈사태가 일어났을 때 계곡 한 방향으로는 눈이 많이 쌓였고 다른 한쪽은 적게 쌓였다"며 "한국인 포함 실종자 7명 가운데 6명은 눈이 많이 쌓인 쪽에 있고 나머지 한 명은 적은 곳에 매몰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카르키 서장이 말한 실종자 7명 가운데 한국인은 충남교육청 소속교사 4명이다.

이들은 지난 17일 오전 안나푸르나 데우랄리(해발 3230m)에서 하산하던 중 발생산 눈사태로 네팔인 가이드 2명과 함께 실종됐다. 나머지 실종자 1명은 다른 그룹 소속 네팔인 가이드인 것으로 전한다.

카르키 서장은 "전문가와 현지 주민은 눈이 적게 쌓인 쪽의 경우 1∼2주면 녹아 실종자가 발견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다만 "6명이 갇힌 것으로 여겨지는 쪽은 눈이 녹는 데에 햇볕이 매일 잘 들 경우 한 달 또는 한 달 이상이 걸릴 수 있다"며 변덕스러운 날씨를 우려했다.

카르키 서장은 "사고 현장은 눈이 녹아서 빠져나갈 길이 별로 없는 지역이다. 날씨가 좋아지지 않으면 얼음이 계속 그 상태로 남아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며 "지금도 사고 지역은 계속 눈사태가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당장 21일부터 날씨가 안 좋아진다는 예보가 들어온 상태"라며 "한 명이 매몰된 것으로 보이는 지점도 눈은 적지만 협곡에 눈이 쌓여있어 실종자를 쉽게 꺼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구조작업의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아울러 "19일 수색팀이 현장에서 40m 떨어진 곳에서 (실종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빨간색 비닐봉지를 발견했고 이보다 가까운 지역에서는 노란색으로 보이는 물품도 봤다"고 말했다.

카르키 서장은 "구조가 시급하다는 점을 네팔 정부도 잘 알고 있다. 좋은 날씨가 이어진다면 현장에 주민 등 많은 인력을 동원할 것"이라며 "경찰은 공항에서 대기 중이며 군인 및 기술 인력도 준비됐고 무장 경찰 투입도 생각 중"이라고 다짐했다.

kny062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