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상갓집추태’ 검찰, 공직기강 바로 세워라 
[사설] ‘상갓집추태’ 검찰, 공직기강 바로 세워라 
  • 신아일보
  • 승인 2020.01.20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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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동일체’를 강조하는 검찰에서 하급자가 상급자에게 공개적으로 반발한 ‘상갓집 추태’가 세상에 알려졌다. 특히 그 원인이 조국 전 법무장관 수사와 최근 단행된 검찰 간부인사 등으로 빚어진 반발이라는 점에 심각함이 더하다. 이제 윤석열 검찰총장이 수면 위로 떠오른 내부반발에 대해 어떤 리더십을 보여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18일 밤 동료검사의 장인상 장례식장에서 양석조 대검 반부패강력부 선임연구관이 조국 전 장관 수사와 관련, 심재철 반부패강력부장에게 ‘당신이 검사냐’ 등의 반말로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 부장은 지난주 윤 총장이 주재한 회의에서 조 전 장관의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 ‘원점에서 다시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고 대검 연구관에게 무혐의 보고서를 작성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검찰 내부 불만은 지난 8일 추미애 법무장관의 고위급 인사도 한몫 거들었다. 이번 인사에서 심 부장은 검사장으로 승진해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심 부장은 문재인 정부 들어 법무부에서 정책기획단장과 대변인을 했고, 서울남부지검 1차장검사로 있으면서 추 장관의 인사청문회를 도왔다. 

당시 상갓집에서는 다수의 검찰 간부들뿐만 아니라 일반 조문객도 여럿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양 선임연구관 뿐만 아니라 조국 장관과 가족을 수사한 실무진급도 심 부장에게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총장도 이날 장례식장에 있었지만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이 같은 소동이 벌어졌다고 한다. 

추 장관은 20일 차장검사급 대검찰청 간부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건 처리를 놓고 새로 부임한 직속상관 검사장에게 공개적으로 항의한 일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또한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검찰의 잘못된 조직문화를 바꾸고 공직기강이 바로 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언제 터져도 터질 일이었다. 개혁의 주체로 서지 않고 개혁의 대상으로 남은 검찰의 모습이다. 그동안의 기득권을 내려놓지 못하고 수사권과 기소권을 무기로 법무부와 청와대를 향해 조직적 반발을 이어온 검찰이다. 특히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고’, ‘살아있는 권력도 수사한다’는 윤 총장이 취임이후 특수부 검사들을 중용하면서 검찰 권력이 더 공고해지는 모순을 가져왔다. 이런 특권의식이 결국 검찰의 직제개편 반대와 후속인사 반대 등의 반발로 드러난 것이다.

문제는 검찰을 포함한 모든 공무원들의 금기 사항이 ‘공직기강 해이’라는 것이다. 정부는 이를 막기 위해 인사권과 감찰권으로 지휘를 하는 것이다. 결국 정부조직의 가장 근간은 공직기강이고 인사권으로 그것을 지휘한다는 것이다.

윤 총장이 먼저 검찰의 조직기강부터 바로잡기 바란다. 이번 ‘상갓집 추태’가 검찰에서 어떻게 기강을 바로세우는 지에 따라 윤 총장의 리더십이 평가될 것이다.  

[신아일보]

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