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해리스에 北 리선권까지… 외교안보 '악전고투'
美 해리스에 北 리선권까지… 외교안보 '악전고투'
  • 김가애 기자
  • 승인 2020.01.20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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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해리스, 정치적 발언 부적절"… 美 "전적 신뢰"
'강경파' 리선권 임명 남북관계 긍정 영향 불가할 듯
정세현 "리선권 외교적이지 않다… 해리스급 입 걸다"
시민단체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회원이 17일 서울 종로구 주한미국대사관 앞에서 해리 해리스 미국대사를 규탄하는 1인시위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시민단체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회원이 17일 서울 종로구 주한미국대사관 앞에서 해리 해리스 미국대사를 규탄하는 1인시위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의 거친 화법이 논란이 되는 상황에서 북한의 '강경파' 리선권 외무상의 등판까지 겹치며 우리 외교안보가 난관에 봉착한 모양새다. 

우선 해리스 대사는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드라이브를 거는 개별관광 등 남북협력에 대해 최근 한미 워킹그룹을 통해 다루는 것이 낫다고 견제하고 나서 논란이 되고 있다. 

당장 청와대와 정부, 여당은 '대단히 부적절하다', '조선총독이냐' 등 고강도 비판을 쏟아냈다. 

주권국 대통령의 언급을 주재국 대사가 관여한 데 대해 불쾌감을 감추지 않은 것이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20일 논평에서 "주재국 대사가 내정간섭에 가까울 정도의 정치적 발언을 일삼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고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거듭 비판했다. 

박광온 최고위원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주미대사 자리는 미국의 국익을 위해서도 일하지만 대한민국 국민과 미국 국민의 소통, 한미동맹의 전진에 헌신하는 자리"라며 "합리적이고 성숙한 비판을 본질 벗어난 논란으로 비껴가려는 자세 또한 한미동맹에 해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해리스 대사가 이처럼 반발을 사고 있음에도 미국 국무부는 19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 방송의 논평 요청에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트럼프 대통령을 대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해리스 대사를 전적으로 신뢰한다"면서 지지입장을 명확히 했다.

해리스 대사의 발언이 한국에 주권개입으로 비칠 수 있다는 지적에는 "그 누구도, 특히 해리스 대사는 한국의 주권에 의문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한미 간 긴밀하게 소통해야 할 '대북정책'을 놓고 양측간 불협화음이 불거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외교 라인을 교체하고 나선 것 역시 변수가 되고 있다. 

북한은 전날 북한의 외교전략을 총괄하는 외무상에 대남 라인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을 임명했다.

리선권은 남북군사실무회담 대표를 맡기도 하는 등 남북 협상의 전면에 나섰던 인물이다. 그러나 남북관계에 긍정적 영향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그가 대남 강경파이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2018년 9월 평양남북정상회담 당시 문 대통령과 함께 북한을 방문한 대기업 총수들에게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갑니까"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지며 막말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같은 해 10·4선언 기념행사에 참석한 김태년 당시 민주당 정책위의장에게는 "배 나온 사람에게 예산을 맡겨서는 안 된다", 고위급회담에 늦은 조명균 당시 통일부 장관에게는 "시계가 주인 닮아 관념이 없다"고 하는 등 막말을 했다.

이와 관련,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20일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리선권은 외교적이지 않은 사람이고, 미국에 대해서도 세게 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해리스 대사 급(으로 입이 걸다)"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처럼 미국과 북한에서 동시 다발적인 변수가 생기자 문 대통령이 새해 내놓은 남북협력 구상 등 남북관계, 더 나아가 북미관계에도 먹구름이 더욱 짙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