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놀룰루 시의회 ‘이승만의 날’ 제정 발의… 시민단체 반발로 철회
호놀룰루 시의회 ‘이승만의 날’ 제정 발의… 시민단체 반발로 철회
  • 이인아 기자
  • 승인 2020.01.19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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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 호놀룰루에 살았을 때 젊은 이승만 전 대통령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하와이 호놀룰루에 살았을 때 젊은 이승만 전 대통령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 시의회가 ‘이승만 대통령의 날’ 제정을 위한 결의안을 발의했으나 시민단체의 반발로 철회된 것으로 확인됐다.

19일 호놀룰루 시의회 홈페이지에는 의회가 2월3일을 호놀룰루 ‘이승만 대통령의 날’(PRESIDENT SYNGMAN RHEE DAY)로 정하자는 내용의 결의안을 오는 21일 심의하는 일정이 게시됐다.

발의자인 캐럴 후쿠나가 시의원 등은 “이승만 박사가 호놀룰루 지역사회에 뿌리는 내리고 한국 국민을 대변해 쉼 없이 노력한 점을 인정한다”며 “2월3일을 ‘이승만 대통령의 날’로 정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2월3일은 이 전 대통령이 1913년 하와이에 정착한 날이라는 게 발의자들의 설명이다.

발의안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은 미국 프린스턴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미국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최초의 한국인이다. 발의안에는 또 이 전 대통령이 하와이에 정착한 시기에 한국인 기숙학교 교장으로 재직했고 주간지 ‘태평양 잡지’(Korean Pacific Magazine)를 발행했으며 국제 사회에 조선의 독립을 호소하는 노력을 기울였다고 기술돼 있다.

이와 함께 1919년 상하이 임시정부 대통령, 한국 독립 정부 초대 대통령 피선 등 업석도 기재했다. 이 전 대통령이 임시정부 대통령직에서 탄핵된 사실과 1960년 3·15 부정선거로 인해 4·19혁명을 계기로 하야된 점은 적혀 있지 않았다.

하지만 이 발의안은 국내외 진보 시민사회의 강한 반발로 철회됐다. 소셜미디어에는 이 결의안 철회를 촉구하는 안이 공유돼 250여개 단체가 연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 측은 “발의 의원들에게 항의메일이 쏟아졌을 것”이라며 “이런 분위기가 하와이 현지에 전해지면서 결의안 추진이 철회됐다고 현지 교민이 전해왔다”고 설명했다.

[신아일보] 이인아 기자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