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심판이 상원으로 이관된 가운데 탄핵심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AP·로이터·AFP통신과 CNN 방송은 16일(현지시간) 민주당의 주도로 하원에서 가결된 탄핵소추안을 전원 민주당 의원으로 구성된 7명의 탄핵소추위원이 상원에 가져와 ‘검사’의 자격으로 낭독하고 ‘재판장’을 맡은 존 로버츠 대법원장과 상원의원(배심원)들은 공정한 심리를 하겠다는 선서를 했다며 연합뉴스가 17일 보도했다.
이로써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역사상 3번째 ‘대통령 탄핵 심리’의 주인공이 됐다.
탄핵소추위원을 대표해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이 8쪽 분량의 소추안을 약 20분간 낭독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권력 남용 및 의회 방해 등’ 2개 혐의로 탄핵소추가 이뤄졌다.
탄핵 심리가 시작되자 시프 위원장은 “이제 탄핵안을 읽겠다. ‘중대한 범죄와 경범죄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탄핵’...”이라는 제목을 시작으로 작성해 둔 탄핵안을 읽었다.
시프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민주당 대선경선 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수사를 조용한 의혹과 관련해 (대통령의)권한을 남용했으며 의회 조사를 방해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형사소추 시 검사가 기소를 한 뒤에 재판과정에서 범죄 혐의에 관한 공소장을 읽듯 대통령 탄핵 헌법소추에서도 비슷한 형태로 탄핵에 대한 혐의를 설명했다.
이에 대해 워싱턴포스트는 소추안을 읽는 동안 의원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민주당의 유력 대선경선 주자로 알려진 버니 샌더스(무소속) 의원은 리걸 패드(legal pad:법정에서 발언을 적을 때 사용하는 노란색 용지)를 꺼내 메모하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또다른 대선 주자인 에이미 클로버샤 및 셔로드 브라운·로버트 케이시 주니어(민주당)와 롭 포트먼(공화당) 의원도 펜과 종이를 꺼내 발언 내용을 받아 적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공화당의 미치 매코널 원내대표와 민주당의 척 슈머 원내대표는 아무런 표정없이 앉아있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정오즈음 시작된 소추안 낭독 후에 잠시 휴회를 한 뒤 오후 2시께 로버츠 대법원장이 상원에서 대통령 탄핵심판을 주재하겠다는 선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로버츠는 참석한 모든 상원의원들에게 오른손을 들라고 한 뒤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심리와 관련 모든 일에서 헌법과 법률에 따라 공정한 재판을 할 것이라고 엄숙히 맹세합니까”라고 물었고 상원의원들은 모두 “그렇다”라고 대답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심경을 묻는 기자들에게 “상원 탄핵 심리는 매우 빨리 진행해야 한다. (탄핵심판은) 사기(hoax)”라며 하원과 민주당을 맹비난했다.
반면 이어진 트윗에서는 “(볼로미디르 젤린세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에 대해)완벽했다. 나는 완벽한 통화를 한 것에 대해 방금 탄핵당한 것”이라고 적었다.
이어 21~24일 세계경제포럼(다보스 포럼) 연차 총회 참석과 관련해서 “아마도 다보스에 갈 것”이라고 전해 탄핵심판과는 별개로 자신의 일정을 소화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 스테퍼니 그리셤 백악관 대변인도 트윗을 통해 “의회 방해:하원의장은 탄핵소추안을 상원으로 보내기 전에 4주 동안 붙들고 있었다”며 “권력남용:하원은 대통령에게 적법 절차를 제공하기 거부했다”고 언급하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탄핵 혐의를 적용한 민주당을 비판했다.
로이터는 이에 대해 “이제 탄핵심판 절차는 시작됐고 향후 절차에 대해 상원은 이날 오후 늦게 탄핵심판이 시작됐음을 백악관에 통보한다”고 전했다. 또한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토요일인 18일(현지시각) 오후 6시까지 혐의에 대한 답변서를 제출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CNN은 “오늘 일어난 일은 대체로 절차적이다. 본격적인 심리는 공휴일인 마틴 루서 킹 데이 다음날인 21일에 시작된다”고 전했다. 상원은 21일 오후1시(동부시간)에 다시 심리를 진행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