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英 어라이벌 1290억원 전략 투자
현대·기아차, 英 어라이벌 1290억원 전략 투자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0.01.16 18: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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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기술 기반 상용 전기차 공동개발
순수·수소 전기 활용 ‘투트랙’ 전략 가속화
알버트 비어만 현대·기아자동차 연구개발본부 사장(오른쪽)과 어라이벌의 데니스 스베르드로프 최고경영자(CEO, 왼쪽)가 계약 체결 후 악수를 나누고 있는 모습. (사진=현대·기아자동차)
알버트 비어만 현대·기아자동차 연구개발본부 사장(오른쪽)과 어라이벌의 데니스 스베르드로프 최고경영자(CEO, 왼쪽)가 계약 체결 후 악수를 나누고 있는 모습. (사진=현대·기아자동차)

현대·기아자동차는 영국의 상업용 전기차 전문 업체 ‘어라이벌(Arrival)’에 1290억원 규모의 전략 투자를 실시하고, 도시에 특화된 소형 상용 전기차 개발을 위해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현대·기아차는 어라이벌와 16일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사옥에서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 알버트 비어만 사장과 어라이벌의 데니스 스베르드로프(Denis Sverdlov) 최고경영자(CEO) 등이 참석한 가운데, ‘투자 및 전기차 공동개발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전략 투자는 자사가 지향하는 ‘클린 모빌리티(Clean Mobility)’로의 전환을 가속화 하는 동시에 전기차 개발 경쟁력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게 현대·기아차 측의 설명이다.

양측간 협업을 바탕으로 경쟁력 있는 가격의 친환경 상용 전기차를 유럽에 우선적으로 선보이고, 빠르게 성장하는 유럽 상용 전기차 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2015년 설립된 어라이벌은 밴(Van), 버스 등 상용차 중심의 전기차 개발 전문 기업으로, 본사가 위치한 영국 이외에 미국, 독일, 이스라엘, 러시아 등에 생산 공장과 연구개발 거점을 확보하고 있다.

어라이벌의 강점은 모듈화된 구조의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기술이다.

스케이트보드 플랫폼은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와 구동 모터를 표준화된 모듈 형태로 스케이트보드 모양의 플랫폼에 탑재하고, 그 위에 용도에 따라 다양한 구조의 차체를 올릴 수 있는 구조를 뜻한다.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위에 이용 목적에 따라 소비자 맞춤형으로 제작된 자동차 상부를 조립하는 ‘레고 블록’과 같은 단순화된 제조 방식이다.

이 같은 제조 방식을 통해 전기차 가격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배터리, 구동 부품을 하나의 패키지로 묶어 여러 차종에 공유해 원가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또 하나의 플랫폼으로 개별 고객의 요구에 최적화된 맞춤형 차종의 제작이 가능해 차량 개발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이날 계약 체결로 현대차 8000만유로, 기아차 2000만유로 등 총 1억유로를 어라이벌에 투자한다.

투자와 함께 현대·기아차와 어라이벌은 전기차 전용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기반 중소형 크기의 유럽 전략형 밴, 버스 등 상용 전기차 공동개발에 나선다.

현재 전 세계적인 온라인 시장의 급성장에 따라 소화물 배송을 위한 도심 내 차량 진입은 증가하고 있지만, 환경 규제는 강화되고 있어 상업용 친환경 차량의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물류 운송용 글로벌 소형 전기 상용차의 시장 규모가 올해 31만6000대 수준에서 오는 2025년 130만7000대로 매년 33%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유럽은 오는 2021년까지 연간 개별 자동차 업체 평균 이산화탄소(CO2) 배출량 규제를 기존 킬로미터(㎞)당 130그램(g)에서 95g으로 약 27% 강화한다. CO2가 1g 초과 시 대당 95유로의 패널티가 부과되는 등 세계 최고 수준의 환경 규제 도입이 예고돼 있다.

현대·기아차는 어라이벌과 협력하면서 유럽 내 물류 업체에 밴과 버스 등 상용 전기차를 공급하는 동시에 카헤일링, 수요 응답형 셔틀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빌리티 업체에도 소형 전기차를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현대·기아차가 최근 개발 계획을 밝힌 전기차 기반의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Purpose Built Vehicle)’는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기술을 적용하면 차량 용도에 따라 다양한 콘셉트의 모델을 개발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 됐다.

앞서 현대차는 올해 초 미국 ‘국제가전전시회(CES) 2020’에서 미래 모빌리티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핵심 솔루션 중 하나로 PBV를 제시했으며, 기아차도 지난 14일 ‘최고경영자(CEO) 인베스터데이’를 통해 공유 서비스 업체와 물류 업체 등에 공급할 PBV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현대·기아차는 어라이벌과 협력으로 유럽 친환경 상용차 시장에서 순수 전기와 수소 전기를 활용한 ‘투트랙’ 전략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앞서 현대차는 스위스 수소 에너지기업 ‘H2에너지’와 손잡고 합작법인 ‘현대 하이드로젠 모빌리티’를 설립했으며, 지난 3일 시범사업을 위한 수소전기트럭을 처음 유럽에 수출한 데 이어 오는 2025년까지 총 1600대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알버트 비어만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 사장은 “유럽은 환경규제 확대로 인한 친환경차의 급속한 성장이 기대되는 시장”이라며 “어라이벌과 상용 전기차 공동 개발을 통해 유럽 시장을 필두로 글로벌 친환경 시장의 리더십을 확보하는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영조 현대·기아차 전략기술본부 사장은 “이번 투자는 현대·기아차가 추구하는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의 일환으로, 앞으로도 급변하는 친환경 자동차 시장 대응을 위해 어라이벌과 같은 기술력 있는 기업에 대한 투자와 협업을 가속화해 지속적인 혁신을 추구하겠다”고 말했다.

데니스 스베르도르프 어라이벌 CEO는 “어라이벌은 시장의 판도를 바꿀 차세대 전기차 제품 군을 개발하고 있다”며 “현대·기아차는 세계적으로 인정 받는 고품질의 자동차를 선보이고 있으며, 이번 전략적 협업은 우리가 전세계에 차세대 전기차를 선보이는 것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현대·기아차는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다양한 업체들과의 협업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5월 크로아티아의 고성능 전기차 업체 리막(Rimac)에 1천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하고, 공동연구를 통해 글로벌 고성능 전기차 시장 주도 역량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또 지난해 9월에는 유럽 최대 초고속 충전 업체 ‘아이오니티(IONITY)’에 투자하고, 유럽 내 전기차 판매 확대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최근에는 한국도로공사와 협약을 맺고, 올해 말까지 전국 12개 고속도로 휴게소에 350킬로와트(kW)급 전기차 초고속 충전기를 설치하기로 했다.

selee@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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