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KCGI·반도건설과 3자 회동…주총 표 대결 셈법 복잡
조현아, KCGI·반도건설과 3자 회동…주총 표 대결 셈법 복잡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0.01.16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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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협력 방안 논의…연대 구축해 등 돌릴 가능성 제기
조 회장, 경영권 방어 고심…지배구조 개선 방안 제시 전망도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왼쪽)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오른쪽). (사진=연합뉴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왼쪽)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오른쪽). (사진=연합뉴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이 연대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과 조 전 부사장 측 간 그룹 경영권 분쟁이 한층 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조 전 부사장과 KCGI, 반도건설 측은 최근 3자 회동을 갖고, 향후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여부가 결정되는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이들이 연대를 구축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이를 두고 재계 안팎에서는 KCGI가 조 전 부사장과 회동을 가진 데 대해 다소 의외라는 시선으로 보고 있다. KCGI는 지난해 고(故) 조양호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 실패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등 그동안 총수 일가를 꾸준히 견제해왔기 때문이다.

앞서 KCGI는 지난 2018년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 경영 참여를 선언하고, 지분을 꾸준히 매집하면서 현재 17.29%의 지분을 보유해 단일 주주로서 최대주주에 올라 있다.

반도건설이 지분 100%를 보유한 대호개발은 지난 10일 특별관계자인 한영개발, 반도개발과 함께 보유한 한진칼 지분이 종전 6.28%에서 8.28%로 늘었다고 공시해 3대 주주에 올랐다. 대호개발은 지분 보유 목적에 대해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가로 바꾼다고 전했다.

조 전 부사장의 경우 지난해 12월23일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원을 통해 조 회장을 겨냥한 입장문을 내면서 “(선대 회장의) 공동 경영의 유훈과 달리 한진그룹을 운영해 왔다”고 주장하며 조 회장에게 반기를 들었다.

만약 조 전 부사장이 KCGI와 연대할 경우 지분율 셈법은 더욱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KCGI의 한진칼 지분율은 17.29%다. 최근 경영 참여를 선언한 반도건설의 한진칼 지분은 의결권 유효 기준인 8.20%를 넘어선 8.28%를 보유하고 있다.

조 전 부사장은 한진칼 지분 6.49%를 보유하고 있어 조원태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을 반대할 경우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한진 총수 일가의 지분은 28.94%에서 22.45%로 줄어든다. 조 회장의 우군으로 분류되는 델타항공이 보유한 지분 10.00%를 더해도 32.45%에 머문다.

반면, 조 전 부사장은 KCGI가 보유한 지분 17.29%와 반도건설의 지분 8.20%를 포함하면 31.98%를 확보한 셈이 된다.

조 전 부사장이 KCGI, 반도건설과 손잡을 경우 조 회장 측과 불과 0.47%포인트(p) 차이만 생긴다. 주총에서 안건 통과를 위해 최소 38∼39%의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치열한 표 대결이 예상된다.

한진칼은 이사·해임 안건을 일반 결의사항으로 정하고 있어 출석 주주 과반의 찬성을 얻으면 안건이 통과된다.

다만, 아직 3자 공동 전선 구축이 확정되지 않은 만큼 당분간 주주 간 합종연횡을 둘러싸고 신경전이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더불어 지난해 12월25일 조 회장과 언쟁을 벌인 어머니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5.31%)과 동생 조현민 한진칼 전무(6.47%)가 아직 누구 편을 들어줄지 알 수 없는 점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조 전 부사장과 함께 두 모녀가 조 회장에게 등을 돌리면 조 회장의 경영권 방어는 사실상 어려워진다.

이에 따라 조 회장은 경영권 방어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조 회장이 조만간 주요 주주와 함께 외국인 주주, 소액 주주 등을 만족시킬 만한 그룹 차원의 지배구조 개선책 등의 방안을 내놓을 것이란 전망도 내놓는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