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 후에도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올 수 있다
유산 후에도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올 수 있다
  • 이상명 기자
  • 승인 2020.01.16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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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신아일보 DB)
(사진=신아일보 DB)

일생 중 여성이 겪는 가장 큰 신체적 손상은 출산으로 산후 우울증 등은 많이 알려져 있다. 

그런데 여성에게 출산만큼 많은 영향을 끼치지만 주목받지 못했던 유산도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화제다. 

BBC 뉴스 인터넷판과 헬스데이 뉴스는 15일(현지시간) 유산이나 자궁 외 임신 후에도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 post-traumatic stress disorder)가 올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전했다고 16일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란 전쟁·자동차 등의 사고·강간·테러·자연재해 등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큰 충격을 겪은 후 나타나는 극심한 불안장애로 환자는 그 순간(사고나 충격을 겪은 순간)을 끊임없이 떠올리거나 악몽에 시달리며 긴장된 상태를 보인다. 

이에 대해 영국 임피어리얼 칼리지 런던 의대 산부인과 전문의 톰 본 박사 연구팀은 유산과 자궁 외 임신을 겪은 여성 중 약 30%에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증상이 나타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에 의하면 임신 12주 이전에 유산하거나 자궁 외 임신을 겪은 여성 653명(유산 537명, 자궁 외 임신 116명)을 대상으로 1개월 후, 9개월 후 각각 시행한 감정 및 행동에 관한 설문조사에서 이와 같은 분석 결과를 얻었다. 

특히 1개월 후에 시행한 설문조사에서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은 29%였다. 이 외에도 중증도 내지 중증 불안장애는 24%, 우울증은 11%로 나타났다. 

이러한 증상은 시간이 흐를수록 감소하기는 하나 9개월 후에도 18%에 해당하는 여성들은 외상 후 스트레스 증세를 호소했고 17%는 불안장애, 6%는 우울증을 보였다. 

이처럼 유산이나 자궁 외 임신 또한 출산후 우울증을 관찰하고 치료받게 하는 것만큼 일정한 시간 간격을 두고 정신건강 검사를 받게 해야 하며,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이나 불안장애·우울증 등을 보일 경우 이에 맞는 치료를 받도록 해야한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한편, 자궁 외 임신은 수정란이 나팔관·자궁경부·난소 등 자궁 이외의 곳에 착상하는 증상으로 방치할 경우 착상 부위가 파열해 심각한 내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 즉시 수술로 제거해야 하고 방치할 경우 사망할 수도 있다. 

이와 같은 연구결과는 미국 산부인과학 저널(American Journal of Obstetrics and Gynecology) 최신호, 1월14일자(현지시간)에 발표된 바 있다. 

vietnam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