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물병 등 들고 손 번쩍… 총 22명 질문 받아
"마음이 약해서"… 文대통령 한마디에 웃음바다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취임 후 세 번째 신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은 오전 10시부터 11시47분까지 약 100분간 진행됐다. 당초 예정된 시간은 90분이었으나, 이를 훌쩍 넘겼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청와대 출입 내·외신 기자 200여명이 참석했다.
기자회견은 지난해와 같이 질문을 원하는 기자가 손을 들면 문 대통령이 직접 지명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지난해의 경우 신년사 발표 후 기자회견이 이어졌지만, 올해는 1분 가량의 짧은 인사말 뒤 바로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지금부터 대통령께서 직접 진행하겠습니다"고 안내하자 문 대통령은 인사말 뒤 "아무래도 기자단 간사가 테이프를 끊어주면 그 다음에는 제가 지명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한 신뢰,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신뢰에 대한 첫 질문을 받고, 본격 답변을 하기 전 "참고로 모니터가 두 개 있는데, 질문하신 기자님 성명, 소속, 약간의 질문요지가 떠 있다"면서 "혹시라도 과거에도 답변이 올라와 있는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있어서) 미리 말한다"고 말해 장내에 웃음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첫 질문 이후부터는 기자들이 손을 들어 질문기회를 청했고, 문 대통령은 "두 번째 줄 안경끼신분", "물병과 수첩 드신분" 등으로 질문자를 지목했다.
어떤 기자를 지명했는지 명확하지 않아 혼돈도 있었다.
문 대통령은 "셋째줄, 아니요 오른쪽 방금 손을 든 분"이라고 말했다가 다른 기자가 일어나자 "아니요 옆에 있는 분"이라고 정확하게 말해 현장에는 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제가 마음이 약해서요. 아까 손 든 분 옆에 분"이라며 직전에 착각했던 그 기자에게 질문기회를 주기도 했다.
문 대통령의 노련미를 엿볼 수 있는 순간이었다.
시간이 한정돼있는 만큼 치열한 질문 경쟁이 벌어졌다.
문 대통령의 시선을 끌기위해 메모지나 수첩 등을 들고 손을 흔들기도 했고, 지난해 한복을 입어 눈길을 끌었던 기자는 올해도 한복을 착용하고 등장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총 22명의 기자로부터 질문을 받았다.
기자회견을 끝낸 문 대통령은 앞줄에 앉은 기자들과 악수를 나눈 뒤 퇴장했다.
문 대통령이 퇴장할 때에는 이적의 '같이 걸을까'가 흘러나왔다.
앞서 기자회견 직전에는 지산의 '너는 그대로 빛난다', 유산슬의 '사랑의 재개발', 마시따밴드의 '돌멩이', 메이트의 '하늘을 날아' 등 4곡의 음악이 흘러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