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 지느러미 발 부착 ‘구디’…의족 차고 방향 트는 법 배워
인공 지느러미 발 부착 ‘구디’…의족 차고 방향 트는 법 배워
  • 이상명 기자
  • 승인 2020.01.14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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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 위기종 올리브각시바다거북, 수년 전 인간이 쳐 놓은 그물에 왼쪽 지느러미 발 걸려
(사진=신아일보 DB)
(사진=신아일보 DB)

산업이 발전하며 인간들은 편리한 사회 속에 살고 있지만 자연환경은 파괴돼 각종 병폐가 드러나고 있다.

태국의 한 바다거북이가 인간이 쳐놓은 그물에 왼쪽 지느러미가 걸려 움직이지 못한 끝에 발을 잃어 더 이상 헤엄을 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를 보다 못한 또 다른 인간들은 바다거북이에게 의족을 만들어 줬고 인공 발을 부착한 바다거북이는 헤엄치는 연습을 하기 시작했다.

1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로이터 통신은 발을 잃은 태국의 한 바다거북이가 연구진의 도움으로 의족을 부착한 후 다시 헤엄칠 수 있게 됐다고 보도했다.

연구진의 따듯한 선물을 받게 된 바다거북이는 멸종 위기종인 올리브각시바다거북(암컷)이라고 전했다. 구디(Goody)라는 이름을 가진 바다거북은 수년 전 태국 푸켓 바다에서 인간이 쳐놓은 그물에 우연히 걸리며 왼쪽 지느러미 발을 잃게 됐다.

이후 구디는 해양생물 보호 구역으로 옮겨졌지만 한쪽 지느러미발이 없어 제대로 균형을 잡지 못해 헤엄을 칠 수 없게 되자 많은 스트레스 속에서 생활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구디의 발을 잃게 한 것도 인간들이지만 지난주 구디는 또다른 사람들로부터 뜻밖의 선물을 받았다. 태국 최초로 인공 지느러미 발을 부착한 바다거북이가 된 것.

이처럼 인간들이 바다에 쳐놓은 그물 등 각종 장애물로 인해 상처를 입거나 영구 불구가 된 바다거북들을 위해 연구팀(환경보호 당국·쭐라롱껀 대학 연구팀)은 그동안 인공삽입물을 개발해 왔다.

이번 구디의 인공 지느러미 개발에 참여한 수의사 난따리까 찬수에는 “이제 구디는 보다 더 잘 헤엄치고 있다”며 “지금은 기존 지늘미 발과 인공 지느러미(의족) 발을 이용해 방향을 트는 법을 배우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환경 파괴 및 여러 이유로 지느러미 발을 잃은 바다거북들을 위한 의족 개발은 일본, 미국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연구해 왔지만 태국에서는 처음이다.

그동안 SNS나 미디어를 통해 바다에 버려진 비닐이나 플리스틱 등을 삼켜 사망한 바다거북들의 모습을 많이 목격할 수 있었다. 더욱이 인간들이 쳐놓은 그물 등에 지느러미 발이 걸린 뒤 빠져나오지 못해 피가 통하지 않아 절단 후 불구가 되거나 심하면 사망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해 왔다.

그나마 구디는 그물에 걸린 뒤 움직이지 못한 상태로 발은 절단됐지만 보호시설로 옮겨져 목숨은 건졌지만 상당수의 바다거북들은 목숨을 잃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구디의 경우에도 불구의 상태로 남은 시간을 살아야 한다.

연구팀은 이번에 구디의 의족(인공 지느러미 발) 부착이 성공적이면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는 다른 바다거북이 10마리도 더 자유롭게 헤엄칠 수 있도록 의족을 부착해 줄 전망이다.

이에 대해 수의사 난따리까는 “인공 지느러미를 차더라도 다시 바다로 돌아갈 수는 없겠지만...보호시설 내에서 만이라도 지금보다 나은 생활을 즐길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앞서 인도네시아에서는 멸종위기 바다거북이가 잇따라 죽어 세계인의 관심이 집중된 바 있다.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남서부에 있는 븡쿨루주(州) 해변에서 바다거북이 5마리가 잇따라 숨진 채 발견돼 충격을 안겼다. 또한 많은 양의 폐사된 물고기도 떠밀려와 주민들은 인근 석탄화력발전소를 그 원인으로 지목했다.

이에 대해 자카르타포스트 등은 븡쿨루주 틀루크 세팡 석탄화력발전소(PLTU) 근처에서 바다거북이 5마리가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

5번째로 죽은 거북이는 발전소 앞을 지나던 농부에 의해 발견돼 이를 통해 어부들은 “발전소 근처 해변가에는 고립돼 있는 거북이도 있어 적어도 5마리가 죽은 채로 발견됐다”고 말했다.

특히 사망한 거북이 중 두 마리는 심각한 멸종 위기에 처한 ‘매부리바다거북’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관련해 지역 환경단체는 “거북이의 죽음에 대한 원인을 아직 조사하고 있다”며 “하지만 발전소의 성능 검사가 진행되는 동안에 거북이 다섯마리의 사망이 발생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발전소 주변)현장에서 머리가 너무 아프고, 역겨운 악취가 심하게 올라왔다”고 말했다.그러나 해당 발전소는 거북이들의 사망에 대해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

vietnam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