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열병으로 난리인데…구제역 감염항체 잇단 발견
돼지열병으로 난리인데…구제역 감염항체 잇단 발견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0.01.13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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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강화 젖소농장 첫 검출 이후 11호 확인
강화·김포 긴급 백신접종…접경지역 정밀검사 실시
농식품부 "바이러스 발견되지 않고 임상증상 없어"
구제역 소독과 접종 현장(사진=연합뉴스)
구제역 소독과 접종 현장(사진=연합뉴스)

‘아프리카돼지열병(African Swine Fever, ASF)’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구제역 감염항체(NSP)’까지 잇달아 발견되면서 가축전염병 확산이 우려되고 있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는 구제역 감염항체가 검출된 인천 강화군과 인접지역인 김포시에서 사육되는 소·염소 3만9000여마리를 대상으로 백신접종을 실시하는 등 방역대책을 강화한다고 13일 밝혔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이달 2일 강화군 젖소농장에서 구제역 감염항체가 처음 검출된 이후 전체 농가 검사과정에서 13일 현재까지 총 11호(한우8·육우1·젖소2)에서 항체반응이 확인됐다.

감염항체 발견은 구제역 바이러스(항원)가 검출됐다는 의미는 아닌, 과거에 해당농장 주변에서 구제역 바이러스가 활동한 적이 있다는 것을 뜻한다. 현재는 항원이 아닌 NSP만 검출되고, 우제류(발굽이 두개인 소·돼지·염소와 같은 동물)에 별도의 임상증상이 없는 상황이다. 이럴 경우 전파 위험이 없다고 판단해 구제역 발생으로 분류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농식품부는 혹시 남아있을지 모르는 위험요인까지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구제역 예방 차원에서 강도 높은 방역조치를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1월23일까지 구제역 NSP 항체가 검출된 강화군과 인접지역인 김포시에 사육된 소·염소농가 758호(각 3만5000두, 4000두)를 대상으로 긴급 백신접종을 진행한다. 아울러 지난해 10~11월 전국의 소·염소 일제접종 기간 중 백신접종이 누락된 개체에 대해서도 이달 18일까지 보강접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농식품부와 지자체는 농가의 백신접종 이행여부를 점검하기 위해 자체 접종하는 50두 이상의 소 사육농장 2만1000호를 대상으로 정밀검사도 한다. 이를 위해 강화군을 포함한 접경지역 14개 시·군의 경우 특별방역기간이 종료되는 2월 말까지, 나머지 지역은 올 상반기 내로 검사를 조속히 완료한다는 구상이다. 항체 검사결과 백신접종이 미흡한 농가에 대해서는 과태료를 부과한다. 

또, 강화지역 내 NSP 항체 검출 농장의 이동제한이 해제 될 때까지 강화군은 사료 또는 가축을 운반하는 전용차량을 별도로 지정해 운영하고, 강화군과 김포시 사이를 잇는 2개 대교(강화대교·초지대교)에는 각각 통제초소와 소독시설이 설치·운영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구제역 항체 검출의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과거 국내에서 발생한 구제역과 관련이 있는지, 아니면 외국에서 새로 들어온 바이러스에 따른 것인지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멧돼지에 따른 돼지열병 발생도 지속되는 상황이다. 지난해 10월3일 첫 확진 이후 이달 13일(12시 현재)까지 경기도 연천·철원·파주·화천 등지에서 69건의 ASF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