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에 “시위대 죽이지 말라” 재차 경고
트럼프, 이란에 “시위대 죽이지 말라” 재차 경고
  • 이인아 기자
  • 승인 2020.01.13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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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여객기 격추 반정부 시위 공개지지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여객기 격추사건 희생자 애도집회. (사진=EPA 연합뉴스)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여객기 격추사건 희생자 애도집회. (사진=EPA 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일단 봉합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지도자들에게 “시위대를 죽이지 말라”고 거듭 경고했다. 이란이 실수로 우크라이나 여객기를 격추한 것에 화난 군중들이 반(反)정부 시위를 이어간 데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이들을 지지하는 발언을 또 내놓은 것이다.

12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 계정에 “이미 수천 명이 당신들에 의해 죽거나 투옥됐고 세계는 지켜보고 있다. 더 중요한 것은 미국이 지켜보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인터넷을 다시 켜고 기자들이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도록 하라. 당신들의 위대한 이란 국민을 살해하는 것을 멈추라”고 말했다.

또 그는 “오늘 로버트 오브라이언 국가안보보좌관이 제재와 시위 때문에 ‘숨통이 막힌’ 이란이 협상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는데 나는 사실 그들이 협상에 나선다해도 신경 쓸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협상은 전적으로 그들에게 달렸지만 핵무기는 안된다. 그리고 ‘시위대를 죽이지 말라’”고 또다시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에도 이란 내 반정부 시위대에 대한 공개적인 지지를 표명하며 이란 정권을 압박한 바 있다.

그는 전날 트윗에서 “우리는 당신들의 시위를 면밀히 지켜보고 있고 당신들의 용기에 고무돼  있다”며 “이란 정부는 이란 국민의 시위에 현장에서 감시하고 보도하는 것을 허용해야 한다. 시위자들에 대한 대학살이나 인터넷 폐쇄가 있어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이란어로도 올렸다. 전날에 이어 이날도 트럼프 대통령은 반정부 시위를 하는 이란 국민을 추켜세운 것이다.

이에 이란 정부는 미국은 그런 말 할 권한이 없다며 일축했다. 압바스 무사비 이란 외무부 대변은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어로 트윗을 올린 것에 대해 “당신은 고대 페르시아 언어를 더럽힐 권한이 없다”며 “그건 그렇고 당신은 당신이 암살한 이란의 영웅과 함께한 수백만 이란인 곁에 서있느냐 아니면 그들에 대항하고 있느냐”고 꼬집었다.

미군 드론 표적 공습에 사망한 가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 사령관과 함께한 수백만의 이란인을 감싸는 것인지 아니면 이런 국민 정서에 반하는 반정부 세력을 옹호함으로써 이란에 대항하고 있는 것인지 반문한 것이다.

한편 이란의 반정부 시위는 지난 8일 이란 정부가 우크라이나 여객기를 실수로 격추했다고 발표하면서 지난 11일부터 희생자를 추모하고 군부와 정부를 비판하는 취지로 이란 수도 테헤란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신아일보] 이인아 기자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