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베트남 때와 같은 협상 없을 것… 트럼프 친서 받았다"
北 "베트남 때와 같은 협상 없을 것… 트럼프 친서 받았다"
  • 허인 기자
  • 승인 2020.01.11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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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계관 고문 담화 발표… 우리 정부 향해선 "자중하라"
제2차 북미정상회담 이튿날인 2019년 2월2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오른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트남 하노이의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에서 회담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2차 북미정상회담 이튿날인 2019년 2월2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오른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트남 하노이의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에서 회담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북한은 11일 제재 완화를 위해 영변 등 핵시설을 포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미국이 북한의 요구를 수용해야한다고 요구했다. 

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친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11일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따르면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은 담화에서 "평화적 인민이 겪는 고생을 조금이라도 덜어보려고 일부 유엔 제재와 나라의 중핵적인 핵 시설을 통째로 바꾸자고 제안했던 베트남에서와 같은 협상은 다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김 고문은 "이제 다시 우리가 미국에 속아 지난시기처럼 시간을 버리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며 "우리에게는 일방적인 강요나 당하는 그런 회담에 다시 나갈 필요가 없으며 회담탁 우(위)에서 장사꾼들처럼 무엇과 무엇을 바꿈질할 의욕도 전혀 없다"고 말했다.

또 "조미(북미)사이에 다시 대화가 성립되자면 미국이 우리가 제시한 요구사항들을 전적으로 수긍하는 조건에서만 가능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우리는 미국이 그렇게 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으며 또 그렇게 할 수도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도 했다.

이는 '미국이 먼저 북한이 요구한 사항들을 수용하지 않는 한 북미 협상 재개도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아울러 김 고문은 "남조선 당국이 숨 가쁘게 흥분에 겨워 온몸을 떨며 대긴급 통지문으로 알려온 미국 대통령의 생일축하 인사라는 것을 우리는 미국 대통령의 친서로 직접 전달받은 상태"라고 했다. 

이어 "세상이 다 인정하는 바와 같이 우리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의 친분관계가 나쁘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친분관계를 바탕으로 혹여 우리가 다시 미국과의 대화에 복귀할 수 있지 않겠나 하는 기대감을 가진다거나 또 그런 쪽으로 분위기를 만들어가 보려고 머리를 굴려보는 것은 멍청한 생각"이라고 말했다.

양 정상의 친분이 여전하지만 이것만으로 대화 재개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못 박은 셈이다. 

이와함께 김 고문은 한국을 향해 "자중하라"고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한집안 족속도 아닌 남조선이 우리 국무위원장에게 보내는 미국 대통령의 축하 인사를 전달한다고 하면서 호들갑을 떨었는데 저들이 조미 관계에서 '중재자' 역할을 해보려는 미련이 의연 남아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생일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고 전날 청와대가 전격 발표한 데 대해 비아냥거린 것이다. 

또 김 고문은 "수뇌들 사이에 친분관계를 맺는 것은 국가들 간의 외교에서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남조선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의 친분관계에 중뿔나게 끼어드는 것은 좀 주제넘은 일"이라며 우리 정부의 중재자 역할도 비난했다.

ih@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