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잡고 고객 잡고'…유통업계, 체험공간 확보 분주
'트렌드 잡고 고객 잡고'…유통업계, 체험공간 확보 분주
  • 김소희 기자
  • 승인 2020.01.09 15: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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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숍·쇼룸 형태로 운영…차별화 가치·경험 제공, 매출신장 기대
오프라인 기반의 유통업체들이 오감을 만족시킬 수 있는 차별화된 콘텐츠를 개발, 침체된 오프라인 시장 살리기에 나섰다. 사진은 9일 오픈한 롯데하이마트 메가스토어 잠실점 내 자리한 청음실.(사진=김소희 기자)
오프라인 기반의 유통업체들이 오감을 만족시킬 수 있는 차별화된 콘텐츠를 개발, 침체된 오프라인 시장 살리기에 나섰다. 사진은 9일 오픈한 롯데하이마트 메가스토어 잠실점 내 자리한 청음실.(사진=김소희 기자)

오프라인 중심의 유통업체들은 침체된 시장 분위기에 반전을 꾀하기 위한 체험 공간 확보에 분주한 모습이다. 오프라인이 갖는 최대 강점이자 특성인 공간을 활용해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소비자들의 발길을 이끄는 동시에 매출신장까지 도모하겠단 전략으로 풀이된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유통시장은 온라인의 지속적인 성장 속에서 오프라인의 고전으로 요약된다.

롯데하이마트의 ‘연도별 유통시장 추이’를 보면 국내 온라인 시장은 2015년 63조원에서 △2016년 75조원 △2017년 85조원 △2018년 90조원 등 최근 4년간 연평균 12.9% 신장했다. 

반면 오프라인 시장은 2015년 219조원에서 2018년 219조원으로 정체된 상태다.

업계 안팎에선 앞으로도 이 같은 흐름이 계속될 것이란 관측을 제기하고 있다. 통계청도 ‘2019년 11월 온라인쇼핑 동향’에서 온라인쇼핑 거래액이 전년 동월 대비 20.2% 증가한 약 13조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러하자,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성장해온 유통업체들이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체험형 콘텐츠 확보’ 카드를 꺼내들었다.

오프라인만의 특장점인 직접적이고 즉각적인 제품 경험과 오감 만족을 극대화함으로써 소비자의 구매로까지 이어가겠단 게 이들 업체들의 복안이다. 업체들은 차별화된 공간 활용을 통한 집객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실제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김포공항점에 ‘쥬라기 월드 특별전’을 오픈한 이후 4개월간 신규 소비자 유입률이 70%에 육박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다른 점포에 비해 25%포인트(p) 높은 수치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판매 공간의 일부를 체험을 위한 공간으로 바꾼다. 우선 롯데백화점은 중소형 점포 1층에 테마형 전문관을 도입할 예정이다. 백화점 1층은 단순 판매 공간이 아닌 문화, F&B등 다양한 경험요소가 가미된 복합적인 쇼핑 공간으로 꾸며진다. 

롯데백화점은 또 힐링, 여가 등 소비자의 체류 시간을 늘릴 수 있는 공간으로 전환하는 ‘1점포 1명소’도 선보인다.

롯데하이마트는 9일 오픈한 ‘메가스토어 잠실점’에 온라인 게임 경기를 관람할 수 있는 ‘e-스포츠 아레나(경기장)’, 하이엔드 스피커와 앰프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오디오 청음실’, 1인 방송의 입문부터 전문가용 장비까지 갖춘 ‘1인 미디어 전문관’ 등 소비자 만족을 높일 체험 콘텐츠와 공간을 조성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11월 판교점에 100평 규모의 편집숍 ‘코너스’를 오픈했다. 코너스는 모든 연령대의 여성 소비자들에게 즐거움을 제공할 수 있는 다양한 상품을 제안하는 공간으로 조성됐다.

현대백화점은 특히, 코너스 판교점 매장의 절반을 체험형 매장으로 꾸몄다. 

구체적으론 △지갑 만들기, 열쇠고리 제작 등의 클래스가 진행되는 가죽공방 ‘토글’ △캐시미어 머플러 만들기 등 뜨개질 강좌가 열리는 ‘미스티코티타’ △드라이플라워를 활용한 장식물을 만드는 ‘플라워온실’ △천을 활용한 DIY 인테리어 용품을 만드는 ‘이레’ 등이다.

신세계는 지난해 9월 스타필드 시티 부천을 오픈하며 ‘지역민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연구하고 지역민들이 언제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콘텐츠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스타필드 시티 부천엔 △취미·교양·자기계발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는 ‘스타필드 시티 아카데미’ △영유아·유소년의 신체발달을 돕는 ‘EBS스포츠 아카데미’ △과학 놀이를 통해 답을 찾는 ‘물리정원’ △반려견들과 산책할 수 있는 천연 잔디의 ‘펫파크’ 등이 갖춰져 있다.

업계는 ‘오직 이 곳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콘텐츠’에 주목한 결과로 분석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많은 업체들이 차별화된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으며 이를 적용한 공간 조성에 힘쓰고 있다”며 “한 마디로 고객이 찾아올 수밖에 없는 콘텐츠로 집객효과를 극대화하고 나아가 이를 통해 매출신장까지 기대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ksh33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