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에 꽂힌 오프라인 유통채널…치열한 마케팅전
'와인'에 꽂힌 오프라인 유통채널…치열한 마케팅전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0.01.09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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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커머스 경쟁 속 집객효과 크고 매출 증대에도 기여
대형마트, 초저가·가성비 초점…대량매입 통한 경쟁력↑
편의점, 모바일 예약서비스 도입 애호가 발길잡기 분주
이마트가 판매하는 가성비 와인. (사진=이마트)
이마트가 판매하는 가성비 와인. (사진=이마트)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와인 마케팅 경쟁이 치열하다. 4000원대 초저가 와인부터 3800만원 초고가 와인까지 제품을 다양화하거나 모바일 예약과 같은 기존에 없던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소비자 공략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오프라인 유통채널은 집객효과로 매출을 확대하기 위해 앞 다퉈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것으로 풀이된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추구)·소확행(일상 속 실현 가능한 확실한 행복) 등의 트렌드 확산과 저(低)도주 선호 증가로 와인 소비는 꾸준히 늘고 있다.

관세청은 지난 2015년 1억8981만달러(약 2200억원)였던 와인 수입액이 2018년 2억4400만달러(2900억원)로 4년 사이에 3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추산했다. 또, 2019년 11월까지는 2억3423만달러(2700억원)를 기록해 전년에 이어 역대 최고치 경신이 확실시되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주류업체와 일부 식품업체들이 수입산 와인을 주로 국내에 공급했지만, 최근 들어 대형마트를 비롯한 오프라인 유통채널이 프랑스·이탈리아·미국 등 산지를 찾아가 와인을 매입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경쟁 구도에 있는 이(e)커머스는 주류 판매를 할 수 없다는 점을 파고들어, 와인을 앞세워 소비자를 다시 끌어들이기 위해서다.

이러한 오프라인 유통채널의 와인 마케팅은 집객효과는 물론 매출 증대로 이어지고 있다.

이마트의 연간 와인 매출 증가율을 살펴보면 2018년은 전년보다 19.9%, 지난해는 10.4%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와인은 주류 소분류 매출에서 국산맥주(22.6%), 수입맥주(25.0%)를 모두 제치고 가장 많은 비중(23.3%)을 차지했다. 또 2019년 전체 품목 매출 ‘Top(톱)10’에 처음으로 오르기도 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체인 GS25의 와인 매출도 전년대비 2018년 38.5%, 2019년(11월 현재) 54.5%라는 큰 폭의 신장세를 보였다.

이마트 관계자는 “온라인에서는 팔지 않는 와인이 오프라인 집객상품으로 그 중요도가 더욱 높아지는 추세”라며 “지금의 와인 강세는 올해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GS25의 와인25 당일 예약서비스를 신청한 소비자가 와인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GS리테일)
GS25의 와인25 당일 예약서비스를 신청한 소비자가 와인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GS리테일)

와인이 대중화되면서 오프라인 유통채널들의 마케팅도 다양화되고 있다.

대형마트들은 와인을 잘 모르는 초보자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초저가·가성비 와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제품 당 2만~3만병 대량매입을 통해 가격경쟁력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롯데마트는 이달부터 유명 와인평론기관·매거진 ‘길버트 앤가이야르(Gilbert & Gaillard)’ 2018에서 금메달을 수상한 프랑스 보르도 지역의 ‘샤또 르 팽 프랑(Chateau Le Pin Franc)’ 와인을 병당 5900원에 판매 중인데, 원산지에서 파는 가격(6400~1만300원)보다 더욱 싸다.

이마트도 4900원 칠레산 도스파고스 와인을 비롯한 1만원대 이하 와인을 집중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또 이번 설 명절에 맞춰 소비자 반응이 좋았던 가성비 와인 중심의 선물세트 판매에도 나서는데, 물량규모만 역대 최대인 100억원에 이른다.

편의점은 모바일 예약 서비스 등 신규 서비스를 도입해 와인 애호가 발길 잡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GS25는 지난달부터 ‘나만의 냉장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소비자가 오전 11시까지 와인을 주문하면, 당일 오후 6시에 점포에서 해당 와인을 구매할 수 있는 당일예약 서비스 ’와인25’을 운영 중이다. GS25는 지난달 강남 280여 매장에서 개시한 이후 현재 서초·송파까지 포함한 600여 매장으로 확대했다.

GS25는 이번 설 명절 한정판으로 슈퍼프리미엄 와인 5종을 선보였는데, 이 중에는 전 세계 최고가를 자랑하는 3800만원 초고가 와인 로마네꽁띠 2013이 포함됐다. 나머지 제품들도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을 호가한다.

GS25 관계자는 “일평균 120병 넘게 예약될 만큼 반응이 좋고, 와인예약 서비스 덕분에 강남권 매장 매출은 서비스 도입 전과 비교해 355%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마트24도 지난해 2월 업계 최초로 80여종의 와인 구색을 강화한 주류 특화매장을 론칭한데 이어, 와인 큐레이션업체 ‘와인포인트’와 협업한 O2O(Online to Offline) 예약서비스를 이달부터 서울과 경기, 강원 소재 740여 매장까지 확대 적용한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