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 강경제재 방침… "군사력 사용은 원치 않아"
트럼프, 이란 강경제재 방침… "군사력 사용은 원치 않아"
  • 권나연 기자
  • 승인 2020.01.09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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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국민 연설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사진=AP/Evan Vucci/연합뉴스)
대국민 연설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사진=AP/Evan Vucci/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미군기지 공격에 대해 강경 제재 방침을 내세우면서도 군사력 사용은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8일 연합뉴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발생한 이라크 내 미군기지 공격과 관련해 이 같은 대응 방침을 전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핵 보유 문제에 대해서는 결코 용납지 않을 것이라는 경고의 메시지와 함께 새로운 핵 합의 추진 의사를 내비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백악관 그랜드 포이어에서 한 대국민 연설을 진행하며 이란의 핵무기 보유는 결코 허용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날 이란의 공격으로) 사상자가 없었다. 우리의 모든 장병은 안전하며 단지 우리의 군 기지에서 최소한의 피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위대한 미군 병력은 어떠한 것에도 준비가 돼 있다. 이란은 물러서는 것처럼 보인다”며 “이는 관련된 모든 당사국과 전 세계를 위해 매우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제거와 관련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솔레이마니가 최근 미국 표적들에 대한 새로운 공격을 계획하고 있었지만, 우리가 그를 끝냈다. 무자비한 테러리스트가 미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것을 중단하기 위한 단호한 결정이었다"며 해당 조치의 정당성을 밝혔다.

이어 “(솔레이마니 제거는) 잠재적인 테러리스트들을 향한 강력한 경고 메시지”라고 강조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행동을 바꿀 때까지 강력한 제재는 계속될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그는 "이란의 공격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옵션들을 계속 평가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은 즉각적으로 살인적인 경제 제재를 이란 정권에 대해 추가로 부과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란의 적대행위는 2013년 서명된 바보 같은 이란 핵 합의 이래 상당히 증가했다. 우리와 우리 동맹들을 겨냥, 지난밤 발사된 미사일들도 지난 행정부 시절 (이란 핵 합의로 인해) 가능해진 자금으로 지불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란은 핵 야욕을 버리고 테러리즘에 대한 지원을 종식해야 할 것"이라며 "우리는 이란이 번창하고 번영할 수 있는, 아직 손대지 않은 어마어마한 잠재력의 이점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합의를 체결해야 한다"며 이란은 위대한 나라가 될 수 있다는 호의적인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력을 과시하며 "미군은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 우리의 미사일은 크고 강력하며 정밀하고 치명적이며 빠르다. 많은 극초음속 미사일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우리가 위대한 군과 장비를 갖고 있다는 사실이 우리가 그것을 사용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미국은 군사력 사용을 원하지 않는다. 미국의 군사적, 경제적인 힘이 최고의 억지”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아울러 "미국은 평화를 추구하는 모든 이들과 함께 평화를 끌어안을 준비가 돼 있다"는 평화적인 메시지를 전했다.

이란의 보복 시 '불균형적 응징'을 공언해 군사적 충돌이 우려됐지만 재보복 대신 경제제재를 선택하며 협상 의사를 밝힘에 따라 미국-이란간 충돌 위기가 파국을 피하며 봉합 국면으로 접어들지 귀추가 주목된다.

kny062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