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칼럼] ‘가짜 고기’가 몰려온다
[기고 칼럼] ‘가짜 고기’가 몰려온다
  • 신아일보
  • 승인 2020.01.08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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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익 식신 대표
 

식물로 만든 대체식품 시장이 커지고 있다. 대체식품은 콩, 버섯 등 식물로 만들지만 모양과 맛은 육류처럼 만든 식품이다. 환경과 건강에 대한 중요성이 점차 커지면서 대체식품 시장도 점차 커지고 있다. 대체식품 시장은 아프리카 돼지열병, 광우병, 조류독감 등 가축관련 전염병이 점점 더 확대되면서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가짜고기, ‘대체식품’을 포함한 푸드테크가 몰려오고 있다.

음식을 더 좋게 소비하려는 니즈가 커지면서 첨단기술을 바탕으로 새롭게 등장한 것이 푸드테크(FoodTech)다. 음식과 첨단기술이 융합된 푸드테크는 식품 관련 산업에 기술을 접목해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는 제4차 산업혁명이다. 푸드테크는 음식의 검색·추천·배달·식재료 배송 등을 포함해 스마트팜, 스마트키친, 레스토랑 인프라 뿐만 아니라 대체 식품, 로봇 요리사 등도 포함되는 포괄적인 개념이다.

인류의 육류소비는 2중, 3중으로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다. 현재 생산되는 농산물의 상당수가 가축의 사육에 소비되고 있다. 또 사료의 생산 및 이동, 가축의 생산, 이동, 도축 등에 많은 에너지가 소비되고 있고, 이는 지구 환경을 지속으로 나쁘게 하고 있다. 인류가 육류를 소비함으로써 에너지 소비가 중복되고 불필요한 낭비가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동물성 제품의 생산 과정과 이로 인한 건강에 대한 의문 등은 식물성 재료를 사용한 대체식품에 대한 관심을 촉진하기에도 충분하다. 그동안 고기를 얻기 위해 가축을 대량 생산하면서 발생된 환경오염과 파괴된 생태계를 복원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열망도 점점 커지고 있다.

미국의 푸드테크 기업 비욘드 미트는 지난해 5월 대체식품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나스닥에 상장했다. 비욘드 미트의 주가는 상장 첫날 주당 80달러까지 올라가면서 그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국내서도 비욘드미트의 햄버거 패티가 1만팩이나 판매됐다. 비욘드 미트의 소고기는 식물성 단백질을 추출하고 여기에 여러 식물성 원료와 혼합해 실제 고기와 같은 맛과 식감을 준다. 코코넛 오일 등을 이용해 고기를 씹을 때 육즙도 느낄 수 있게 만들었다. 

비욘드 미트의 최대 주주는 미국 최대 육류 가공 회사인 타이슨푸드이다. 빌 게이츠와 구글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 영화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등도 거액을 투자했다. 

2011년에 설립된 미국 임파서블 푸드는 고기 맛을 내는 핵심 첨가물인 ‘헴(heme)’이 미국 FDA 승인을 받으면서 마트에서도 판매가 가능해졌다. 최근 버거킹은 임파서블 푸드의 패티를 사용한 ‘임파서블 와퍼’를 판매하고 있고 맥도날드는 올해 초부터 임파서블 푸드의 패티를 사용한 채식 버거를 판매할 예정이다. 

전 세계 식물성 육류 시장은 현재 약 42억달러(4조7500억원)에서 2025년에는 75억달러(8조5200억원)로 성장될 전망이다. 뉴욕타임스는 인공고기 시장 규모가 2030년에는 약 850억 달러(약 100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인공 쇠고기에 이어 인공 계란, 인공 생선 등으로 시장이 확장되고 있어 대체식품 시장은 앞으로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국내서도 식물로 만든 대체식품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환경 파괴를 줄이고 채식주의자를 위한 대체식품 시장에 국내 기업들도 앞 다퉈 뛰어들고 있다. 롯데푸드는 식물성 고기 ‘엔네이처 제로미트’를 출시했다. 롯데푸드는 통밀에서 식물성 단백질만 추출해 고기의 근섬유를 재현했다. 롯데푸드는 지금까지 약 4만여개의 식물성 고기 제품을 판매했다. 롯데리아도 대체 고기을 사용한 ‘리아 미라클 버거’를 시범 판매하고 있고, CJ제일제당도 대체식품 출시를 준비 중이다. 국내 채식 인구는 150만명에 달한다. 2008년 15만명에서 10배 가까이 성장한 것이다. 채식 전문 식당도 2010년 150여곳에서 2018년에 350여곳으로 증가했다. 

식물을 이용해 만든 대체 육류가 반드시 건강에 좋은 것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고기 맛과 식감을 살리기 위해 들어가는 다양한 첨가물들이 건강에 나쁠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식물성 재료를 사용한 대체식품 열풍은 식지 않을 전망이다. 동물성 제품의 생산 과정과 건강에 대한 의문 등은 식물성 재료를 사용한 대체식품에 대한 관심을 촉진하기에 충분하다. 또한 그동안 고기를 얻기 위해 가축을 대량 생산하면서 발생된 환경오염과 파괴된 생태계를 복원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열망이 더 크기 때문이다. 

/안병익 식신 대표

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