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촉즉발’ 이란-미국 보복 공격으로 정면 대치… 갈등 최고조
‘일촉즉발’ 이란-미국 보복 공격으로 정면 대치… 갈등 최고조
  • 이인아 기자
  • 승인 2020.01.08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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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응에 따라 양국 충돌 수위 가늠… ‘강 대 강’ 양상 불가피
이란이 이라크 미군기지에 발사한 미사일. (사진=바그다드 AFP 연합뉴스)
이란이 이라크 미군기지에 발사한 미사일. (사진=바그다드 AFP 연합뉴스)

이란이 미국의 이란 군부 실세 제거에 대한 보복으로 이라크 내 미군기지를 공격하면서 양국의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8일(현지시간) AP통신 등은 “이란 혁명수비대가 지난 3일 미국이 이란의 군부 실세인 가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이란 혁명수비대 정예군) 사령관을 드론 공격으로 표적 살해한 것에 대한 보복으로 이날 오전 미군이 주둔한 이라크 아사드 공군기지에 지대지 미사일을 15발을 발사했다”고 전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순교자 솔레이마니’로 작전명을 세우고 공격했으며 이 공격으로 미군 기지 중 최소 두 곳 이상이 폭격 됐다. 또 미국인 80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이날 미사일 공격의 주체가 이란임을 확인한 뒤 일단 상황을 주시하며 “필요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 구체적인 내용은 드러내지 않았으나 물리적인 공격을 받은 만큼 그에 상응한 대책이 강구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앞서 이란은 미국에 솔레이마니 제거에 따른 가혹한 보복을 예고해왔고 이에 미국은 이란이 보복 공격할 시 반격할 것이라고 공언 바 있다. 이날 이란의 미군기지 공격은 예고한 보복행위를 현실화하는 초기 단계로 풀이할 수 있다.

사실상 이란의 선제공격이 가해짐에 따라 미국도 공언한 대로 반격을 준비 중으로 양측의 대립은 ‘말 대 말’을 넘어 ‘행동 대 행동’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양국 간 충돌이 어떤 식으로, 어떤 수위에서 전개될지는 미국의 대응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달려있다. 필요시 전쟁 수위의 무력 대치 상황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이란이 미국 사람 또는 목표물을 공격할 경우 미국은 신속하고 완전하게, 불균형적인 방식으로 반격할 것”이라고 천명한 만큼 막대한 응징이 예상된다.

상대로부터 당한 만큼 되돌려준다는 비례적 대응이 아니라 당한 것보다 훨씬 더 큰 응징으로 갚아주겠다는 취지의 불균형적인 대응을 언급했기 때문이다. 또 이미 이란의 문화적 성지 52곳을 목표 지점으로 정해놨다고 밝힘에 따라 이란 요지에 막대한 피해를 입힐 정도의 강력한 보복을 행할 수 있다는 점을 예상케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기지가 공격받은 상황과 피해 현황, 대응 시나리오 등을 파악하고 이에 대응방안을 검토해 이날 늦은 오후께 대국민 성명을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강 대 강’ 양상의 공격 의사를 내비칠지, 어떤 식으로 이란 보복에 대응할지 등 성명 내용에 따라 양국의 대립 수준 정도를 가늠할 수 있어 그의 발표가 주목되고 있다.

한편 이번 이란의 미군기지 공격은 최근 벌어진 친이란 세력의 미 대사관 습격 사태와 관련이 있다. 지난달 31일 이라크 바그다그에 주재한 미 대사관에 이라크 친이란 세력이 습격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미국은 앞서 자국 민간인 1명이 이라크 카티이브-헤즈볼라 등의 소행으로 보이는 로켓포 공격으로 사망한 데 따라 이에 대한 보복으로 이란의 지원을 받는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 기자 5곳을 폭격한 바 있다.

이에 이라크 정부와 정치권이 강하게 반발했고 이라크의 친이란 시아파 민병대와 그 지지 세력이 바그다드에 있는 미 대사관을 습격해 반미시위를 벌였다. 그러자 미국은 대사관 습격이 친이란 시아파 민병대의 소행이라고 보고 그 배후에 이란이 있다고 의심해 이란 군부 실세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제거했다.

솔레이마니 사령관 사망으로 이란의 보복공격이 개시됐고 이제 미국의 재보복 작전만이 남아있게 됐다.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