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구 직원, 청년들 위한 훈훈한 문구 나눔
성북구 직원, 청년들 위한 훈훈한 문구 나눔
  • 이준철 기자
  • 승인 2020.01.08 08: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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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원 김치찌개 판매 '청년식당 문간'서 시작
청년을 위한 문구류 나눔을 제안한 이문수 가브리엘 신부(왼쪽)의 모습. (사진=성북구)
청년을 위한 문구류 나눔을 제안한 이문수 가브리엘 신부(왼쪽)의 모습. (사진=성북구)

서울 성북구 직원의 특별한 문구 나눔이 잔잔한 감동을 불러오고 있다. 학업이나 취업준비 등 문구류가 필요하지만 구입에 부담을 느끼는 청년을 위해 십시일반 나눔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8일 구에 따르면 시작은 정릉시장에서 청년을 위해 3000원 무한리필 김치찌개를 판매하는 '청년식당 문간'에서부터 였다.   

식당을 운영하는 이문수 신부는 “주로 청년이 이용하는 식당이다 보니 그들의 애로사항을 자주 접하게 되는데 문구류 구입에 대한 부담이 높다는 의견이 많아 나눔을 제안하게 됐다”고 밝혔다.

처음엔 별다른 기대 없이 청년식당 문간 SNS에 올렸는데 얼마 안가 정체불명의 보따리가 도착하기 시작했다고. 구청을 비롯해 인근 주민센터 직원들이 소식을 접하고 자발적으로 청년을 돕자는 문구를 공유한 후 문구류를 모아 나눔한 것이다.

필기구부터 노트, 메모지, 텀블러, 무릎담요, 폴라로이드 카메라 등등 다양한 물품이 쏟아졌다. 서류를 고정하는 클립을 보탠 이도 있다.

구청 재무과 소속 이** 주무관은 “업무 특성상 전 부서로 부터 서류를 받는데, 서류 고정용 클립이 한 달이 멀다하고 어른 주먹만큼 쌓이지만 이를 회수하라고 요청하는 것이 애매하고 버리기도 아까워 이도저도 못하는 게 고민이었다”면서 “누구에게나 필요한 순간이 있으면서도 구매하기엔 아까운 것이라 생각해 나눔을 해보았다”고 밝혔다. 실제로도 클립은 청년이 찾는 인기품 중 하나라고.

주택정책과 임** 팀장은 노트를 나눔했다. 학창시절부터 노트만 보면 저절로 지갑이 열린다는 임 팀장은 “실제로 사용하는 노트는 일 년에 한 두 권에 불과하지만 서점이나 기념품점을 방문할 때마다 아이들보다 더 많은 노트를 구입한다”면서 “문구류가 필요한 청년의 소식에 이들이 처한 팍팍한 현실을 돌아보고 과소비 습관도 돌아보는 의미있는 계기가 됐다”는 소감을 밝혔다.

소식을 접한 일반인의 동참도 이어지고 있다. 안암동 김** 동장의 지인이자 기아자동차 종로5가 지점에 근무하는 김태우씨는 문구류 나눔에 대해 김 동장의 이야기를 듣고 미래고객을 위한 투자라고 생각한다면서 홍보용으로 제작한 4색 볼펜 100여 자루를 나눔했다.

직원들이 나눔한 문구류는 '청년식당 문간' 내 청년카페에서 누구나 편히 가져갈 수 있도록 진열해 두고 있다. 청년카페는 정릉일대에 거주하는 청년이 모여 부담 없이 소통하면서 취업이나 학업에 대한 정보를 나누는 대표적 장소다.

이곳에서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한** 씨(27)는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취업의 문이 너무 높아 상실감도 크고 조바심도 나지만 얼굴도 모르는 이들로부터 받은 배려에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과 좋은 결과가 있으면 나도 작은 나눔이라도 실천해서 꼭 돌려주겠다는 바람에 더욱 결심을 굳히게 됐다”고 했다.

이승로 구청장은 “성북구에는 8개 대학이 소재하고 캠퍼스 타운, 도전숙 등 다양한 청년사업이 진행돼 다른 지역에 비해 청년 주거비율이 높다 보니 청년에 대한 지역사회의 관심이 높은 편인데 행정 최일선에 있는 성북구 직원의 문구류 나눔도 그런 분위기에서 자연스레 시작되고 진행된 것으로 안다”면서 “이런 열린 마음이 도전숙, 캠퍼스 타운 등 더 나은 청년정책으로 이어지고 청년이 체감하는 성과로 이어지도록 더욱 열심히 노력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jclee@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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