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최근 이란 군부 실세인 가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이란혁명수비대 정예군) 사령관을 표적 공습으로 살해한 가운데 이를 두고 미국과 중국이 유엔에서 미묘한 신경전을 벌였다.

7일 연합뉴스는 AFP·로이터통신이 “이날 미국 유엔대표부가 성명을 내고 ‘외교공관의 불가침 원칙을 강조하는 안전보장이사회의(안보리) 기본적인 성명조차 러시아와 중국이 막고 있다’고 비판적으로 보도했다”고 밝혔다.

또 “27개 유엔 회원국이 바그다드 대사관 피습 사건을 규탄하는 성명에 동참하고 있다”며 “안보리 상임이사국 2곳, 중국과 러시아 때문에 안보리가 침묵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미국 유엔대표부는 “우리는 미국인과 미국 시설에 대한 공격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의 이해와 시민, 동맹을 보호하기 위해 분명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보리의 성명은 법적 구속력을 갖지는 않지만 국제사회 문제에 대해 단합된 메시지를 보내는 효과가 있다.

미국 유엔대표부는 이번 중동 사태에서 이란의 미국에 대한 공격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비친 것이다.

반면 중국은 미국의 군사행동을 일방주의로 규정하며 책임을 돌렸다. 일방적인 미국의 군사행동으로 국가 간 긴장을 낳고 있다는 것이다.

장쥔 유엔주재 중국 대사는 유엔본부에서 기자들에게 “중국은 국제관계에서 무력 사용에 반대한다”며 “미국의 일방주의적인 군사행동이 국제관계의 기본 규범을 위반하고 긴장을 낳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이 힘을 남용하지 않기를 촉구한다”며 “최대한의 자제력을 발휘하고 서로 대화를 통해 해법을 마련할 것을 모든 당사국들에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유엔주재 이란 대표부가 안보리 이사국들에게 “현재 상황에 세심한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하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고 알리기도 했다.

장쥔 대사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중국은 다른 이사국들과 협력하고 국제법과 정의를 지키고 긴장 악화를 피할 수 있는 조치들을 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이번 중동 사태를 논의하는 안보리 회의 일정은 잡히지 않았다. 어느 안보리 이사국도 중동 사태와 관련해 회의를 요청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더 많은 국가가 예측불가능한 결과와 중대한 오판의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당사국들의 자제와 대화를 촉구했다.

[신아일보] 이인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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