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중·러 입 빌어 美 '솔레이마니 제거' 규탄
北, 중·러 입 빌어 美 '솔레이마니 제거' 규탄
  • 이인아 기자
  • 승인 2020.01.06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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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표적공습에 사망한 이란 군부 실세인 거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사진=연합뉴스)
미국 표적공습에 사망한 이란 군부 실세인 거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사진=연합뉴스)

미국이 이란 군부 실세 거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살해한 가운데 북한이 미국을 비난하는 취지의 발언을 내놨다. 최근 미국과 이란 사이에서 벌어진 사태를 두고 처음으로 북한이 반응한 것이다. 

6일 연합뉴스는 조선중앙통신이 “이날 ‘중국과 러시아, 유엔헌장을 위반한 미국의 미사일 공격 규탄’ 제목의 기사에서 “지난 3일 새벽 미국이 이라크의 바그다드시에 있는 한 비행장에 미사일 공격을 가했다”고 보도했다고 밝혔다.

또 통신은 “지난 4일 이뤄진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전화 통화 소식을 전하면서 이들이 미국의 공격을 규탄했다”고 했다고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은 “중국과 러시아는 국제관계에서 무력을 남용하는 것을 반대할 뿐 아니라 모험적인 군사적 행위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며 “그들은 미국의 위법 행위로 지역 정세가 심히 악화한 데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고 전했다.

통신은 이번 사태에 대해 북한의 입장을 중국, 러시아 등 제3국의 입을 빌어 전했지만 조만간 외무성 등을 통해 미국을 직접 비난하는 공식 입장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했다.

대외선전매체들도 중동지역의 정세를 신속하게 전했다. ‘메아리’는 이날 ‘미국의 제82공수사단 중동지역에 대한 파병검토’ 제목의 기사에서 “미국이 중동지역에 약 3000여명의 병력을 추가 배치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달 31일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이라크 바그다드 주재 미국 대사관 피습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82공수사단 신속대응부대(IRF) 소속 병력 750명을 급파했고 이와 별개로 병력 3000명을 추가 배치할 것이라고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메아리’는 “최근 세계 군사 전문가들이 미국이 중동지역 전쟁이라는 수렁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며 “친미 국가들도 내부의 정치, 경제적 위기를 핑계로 미군의 파병 요청에 소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는 것으로 하여 미국을 절망에 빠뜨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래전부터 미국은 검으로 상대방의 급소를 찌른다는 ‘검의 공격작전’으로 특수부대를 주요 거점들에 들이밀어 탈레반 세력을 제거하겠다는 군사작전을 수행해왔다고 한다”며 “그러나 탈레반이 익숙된 산악지대를 거점으로 대항하고 있는 데다가 지역주민들이 탈레반을 강력히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해 미국의 군사작전이 매번 실패하고 있다고 한다”고 부연했다.

한편 미국은 앞서 자국 민간인 1명이 이라크 카티이브-헤즈볼라 등의 소행으로 보이는 로켓포 공격으로 사망한 데 따라 이에 대한 보복으로 이란의 지원을 받는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 기지 5곳을 폭격한 바 있다.

이에 이라크 정부와 정치권이 강하게 반발했고 이라크의 친이란 시아파 민병대와 그 지지 세력이 바그다드에 있는 미 대사관을 습격했다. 이들은 미 대사관 외벽을 타고 진입하려 시도하면서 경비 초소, 안내 창구 등 시설에 불을 지르는 한편 대사관 안쪽으로 돌과 화염병을 던지며 미군 철수와 대사관 폐쇄를 요구했다.

미군은 병력 750명을 동원해 수습해 나섰고 습격 이틀 만에 친이란 세력은 이러한 반미시위를 철수했다.

미국은 미 대사관 습격에 따른 보복조치로 이란 군수 실세인 솔레이마니 사령관과 이라크의 친이란 시아파 민병대 아부 마흐디 알무한디스 등 표적들을 공습했다.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