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운 감도는 중동… 정부 '호르무즈 파병' 고심
전운 감도는 중동… 정부 '호르무즈 파병' 고심
  • 박선하 기자
  • 승인 2020.01.05 15: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라크군 합동작전사령부 공보실은 3일(현지시간) 바그다드 공항 인근 도로에서 미군의 공습으로 불타는 차량의 사진을 공식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공개했다. (사진=AFP/연합뉴스)
이라크군 합동작전사령부 공보실은 3일(현지시간) 바그다드 공항 인근 도로에서 미군의 공습으로 불타는 차량의 사진을 공식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공개했다. (사진=AFP/연합뉴스)

미국과 이란 간 갈등이 일촉즉발 상황까지 치달으면서 미국으로부터 호르무즈 해협 파병 요청을 받아온 우리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5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중동 정세를 주시하면서, 미국이 요청한 호르무즈 해협 공동방위에 대한 기여 방안을 다양하게 검토 중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해상 석유 물동량의 3분의 1이 지나는 곳으로, 미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이란이 해협 봉쇄를 위협해 온 곳이다.

이와 관련 미국은 지난해 6월 해당 해협을 지나던 유조선에 대한 잇따른 피격사건의 배후로 이란을 지목하면서, 민간선박 보호를 위한 '호르무즈 해협 공동방위' 동참을 동맹국에 요청했다.

이에 그동안 우리나라는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타결을 위한 우회 카드로 호르무즈 해협 파병 요청을 검토 중이었다.

미국이 주도하는 호르무즈 호위연합체에 연락 장교를 파견하고 아덴만 해역에서 임무 중인 청해부대 작전 지역을 호르무즈 해협으로 변경하는 등의 내용이다.

하지만 최근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문제가 생겼다. 최근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미군 공격으로 사망하면서 해당 지역에 전운이 감돌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양국 간 갈등의 진원지인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파병은 이란과의 관계 악화는 물론 우리나라를 전쟁에 휘말리게 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외교계에서는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에 대한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공동방위 압박이 커질 가능성이 있으며, 이란은 이를 저지하기 위한 외교전을 강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종합적으로 상황을 고려할 때 정부는 파병 검토를 완전히 접는 대신, 다른 방식으로 호르무즈 해협 방위에 기여하는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호르무즈 파병 여부가 결정돼야만 그와 관련한 실무작업에 들어간다"면서 "아직 구체적인 방침은 결정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