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병 7년 이건희 회장 78회 생일…조용한 삼성
와병 7년 이건희 회장 78회 생일…조용한 삼성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0.01.05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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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병원 옮겨진 이후 건강 악화 없이 이전 상태 유지
이재용 부회장 등 가족, 신년 인사 겸해 문안할 가능성 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올해로 와병 7년째에 접어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오는 9일 78회 생일을 맞는다. 하지만 삼성은 각종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엄중한 상황이어서 밝은 분위기를 내기 어려울 것으로 풀이된다.

5일 재계 등에 따르면 이 회장은 현재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VIP 병실에 입원 중이며, 건강 상태가 특별히 악화하지 않고, 이전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회장은 지난 2014년 5월10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자택에서 급성 심근경색이 일어나 인근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으로 옮겨져 심폐소생술(CPR)을 받았다.

그는 다음날 새벽 삼성서울병원으로 옮겨져 막힌 심혈관을 넓혀주는 심장 스텐트 시술을 받았고, 이후 심폐기능이 정상을 되찾으면서 중환자실에서 병원 20층에 있는 VIP 병실로 이동해 현재까지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이 회장은 아직 의식이 없지만, 인공호흡기나 특수 의료장비 없이 자가 호흡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로 병상에 누워서 지내면서도 자주 휠체어에 태워 복도를 산책시키거나 신체 일부를 일으켜 세워 마사지를 해주는 등 운동요법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접촉이나 소리 등 외부 자극에 반응해 음악을 들려주는 등 보조적인 자극 치료도 병행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회장 생일을 맞아 부인인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가족은 신년 인사를 겸해 병원을 찾아 문안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 임직원들은 이 회장이 입원한 후 초반에는 사내매체 등을 통해 쾌유 기원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지만, 지난해부터 별도의 행사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 올해도 회사 차원의 행사 없이 조용히 지나갈 것으로 관측된다.

이 회장의 생일이 다가오는 가운데, 최근 이 회장과 삼성에 대해 크고 작은 소식들이 많다.

두 달 전인 지난해 11월 삼성은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이 회장은 고(故) 이병철 선대회장으로부터 지난 1987년 경영권을 이어받은 뒤 199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선언’으로 ‘신경영 시대’를 열었다. 프랑크푸르트 선언은 당시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라”는 메시지로 유명한 연설이다.

이후 그는 휴대전화와 반도체 신화를 쓰기 시작하면서 회사를 현재의 글로벌 선두 기업에 올려놨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이 회장은 수년째 병상에 누워 지내면서도 여전히 국내 주식부호 1위 자리에 올라있다.

하지만 회사는 엄중한 상황을 맞고 있다. 삼성 총수를 이어받은 이재용 부회장은 국정농단 뇌물 혐의 등으로 파기환송심을 받고 있으며,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혐의 재판, 노동조합 와해 혐의 재판도 한 번에 진행 중이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은 세계 경기 침체 등 대내외 불확실성에다가 사실상 그룹 해체와 수년째 이어지는 재판 부담으로 이 회장 생일이라고 해서 긍정적인 분위기를 내긴 어려워 보인다”고 주장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