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美대사관 습격 시위 종료… "미군철수·대사관 폐쇄" 요구
이라크 美대사관 습격 시위 종료… "미군철수·대사관 폐쇄" 요구
  • 이인아 기자
  • 승인 2020.01.02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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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에 파병된 미군들. (사진=UPI 연합뉴스)
이라크에 파병된 미군들. (사진=UPI 연합뉴스)

이라크 바그다그 주재 미국 대사관을 습격한 친이란 세력이 습격 이틀 만에 철수했다. 

1일(현지시간) 연합뉴스는 AFP 통신이 “이번 시위를 주도한 시아파 민병대 카타이브-헤즈볼라가 하시드 알사비의 명령에 따라 반미시위를 미 대사관 부근해서 철수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고 전했다.

미국은 지난달 27일 자국 민간인 1명이 이라크 카타이브-헤즈볼라 등의 소행으로 이뤄진 로켓포 공격으로 사망한 것으로 보고 이에 대한 보복으로 30일 이란의 지원을 받는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 카타이브-헤즈볼라 기지 5곳을 폭격했다.  이로 인해 이 조직의 간부와 대원 25명이 숨지고 50여명이 다쳤다.

미군이 이라크의 친이란 시아파 민병대(하시드 알사비, PMU 또는 PMF) 기지를 폭격하자 이라크 정부와 정치권이 강하게 반발해 반미 기류를 형성했다.

아울러 31일에는 이라크의 친이란 시아파 민병대(하시드 알사비)와 그 지지 세력이 바그다르에 주재한 미 대사관을 습격했다. 바그다드 주재 미 대사관이 시위대에 습격당한 것은 처음이다.

시위대는 미 대사관 외벽을 타고 넘어 안으로 진입하려고 시도하고 경비 초소, 안내 창구 등 외부로 노출된 시설에 불을 질렀다. 또 대사관 안쪽으로 돌과 화염병을 던지고 벽에 스프레이로 미군 철수와 대사관 폐쇄를 요구하는 반미 구호를 적기도 했다.

미군은 아파치 헬기 2대를 동원해 야간에 시위대가 대사관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조명탄을 쏘며 경계 작전을 벌인 한편 병력 750명을 동원해 수습해 나섰다. 인명피해는 나지 않았다.

일부 시위대는 전날 밤 대사관 부근 주차장과 공터에 텐트 50동을 치고 간이 화장실까지 설치해 장기 농성을 예고했지만 지도부의 명령으로 철수하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전날 자신의 트위터에 “우리 시설에서 인적, 물적 피해가 발생하면 모두 이란이 책임져야 한다”며 “그들은 큰 대가를 치를 것이다. 이 말을 경고가 아니고 협박이다”고 강하게 따졌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트는 같은 날 “트럼프 당신은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응수했다.

[신아일보] 이인아 기자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