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새로운 길' 예고… 美 비핵화 이행 촉구
남북관계 언급 '0번'… 경색 국면 지속될 듯
새해 한반도 정세가 한층 경색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비핵화 합의에 역행하는 '새로운 길'을 예고하는가 하면, 새해 국정운영 구상에서 남쪽을 향한 메시지를 '실종'시키며 남측에 대한 실망감도 내비쳤다.
1일 조선중앙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 달 28일부터 31일까지 진행된 노동당 제7기 5차 전원회의 보고에서 미국을 상대로 '충격적인 행동'에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김 위원장은 전원회의에서 미국과 관련해 "이제껏 우리 인민이 당한 고통과 억제된 발전의 대가를 깨끗이 다 받아내기 위한 충격적인 실제행동에로 넘어갈 것"이라며 "머지않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보유하게 될 새로운 전략무기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구체적인 새 전략무기에 대한 설명은 없었으나, 통상 전략무기는 핵무기와 핵을 운반할 수단인 ICBM, 핵잠수함, 전략폭격기 등을 의미한다.
이 같은 발언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좋은 관계'를 내세우며 돌파구를 모색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싱가포르에서 합의한 내용의 첫 번째 문장이 '비핵화'였다"면서 "나는 그가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는 김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면서, 북한의 비핵화가 원칙에 따라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를 기대한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남북관계 주무 부처인 통일부는 논평을 통해 "'새 전략무기' 공개를 행동으로 옮길 경우 비핵화 협상과 한반도 평화정착 노력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북미대화가 조기에 개최되어 실질적 진전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또 김 위원장은 이날 발언을 보면 지난해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뒤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한국 무시 전략을 계속될 조짐도 보였다.
김 위원장은 대내외 정책 전반에 대한 평가와 신년 계획을 비교적 소상히 제시했으나 '북남(남북)관계'라는 단어는 한 번도 등장하지 않았다.
그간 북한이 신년사에서 남북관계를 전면에 내세우진 않았으나, 아예 언급조차 안한 것은 이례적이다. 지난해 발표한 신년사에서도 '북남관계'는 10번 언급됐다.
이와 관련 통일부는 "정부는 북미 비핵화 협상의 실질적 진전과 함께 남북관계 진전을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는 원론적 입장을 재확인했다.
[신아일보] 박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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