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중후장대 키워드] '갈등해소'가 관건…업계별 지속성장 총력
[2020 중후장대 키워드] '갈등해소'가 관건…업계별 지속성장 총력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0.01.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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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家 경영권 갈등 3월 주총 주목…현대重 기업결합 EU 결정 눈길
車업계 노사 갈등 내년 지속 전망…올해 LG화학-SK이노 ITC 판결도
(사진=아이클릭아트)
(사진=아이클릭아트)

2020년 새해가 밝았지만, 중후장대 산업계에는 다양한 갈등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올 한 해 동안 업계마다 갈등 해소 여부가 앞으로 지속성장의 토대를 다듬는데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풀이된다.

◇한진칼-KCGI 3월 주총 표 대결

한진그룹의 지주회사인 한진칼은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측과 표 대결을 펼칠 것으로 관측된다. KCGI는 지난 2018년 11월 경영 참여를 선언하며, 한진그룹 총수 일가에 이은 2대 주주로 오른 바 있다.

오는 3월 한진칼 주총에서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여부가 결정된다.

현재 한진칼 지분은 조원태 회장 6.52%,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6.49%, 조현민 한진칼 전무 6.47%,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5.31%, KCGI 17.29%, 델타항공 10.0%, 반도건설 6.28% 등이다.

당초 조 회장의 우호지분은 어머니 이 고문, 누나 조 전 부사장, 동생 조 전무 등 가족들과 델타항공, 반도건설 등으로 거론돼왔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해 12월23일 조 전 부사장이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원을 통해 입장문을 내고 “(선대 회장의) 공동 경영 유훈과 달리 한진그룹을 운영해 왔다”고 주장하면서 조원태 회장의 경영에 제동을 걸었다.

또 조 회장은 지난해 12월25일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 위치한 어머니 이 고문의 자택에 찾아가 언쟁을 벌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진가(家)의 경영권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이 고문도 조 회장의 독자 경영에 불만을 가졌으며, 조 회장에 대한 조 전 부사장의 경영 제동을 암묵적으로 동의해줬을 것이란 추측이 나온다.

이에 따라 조 회장의 KCGI에 맞설 우호지분 확보가 불투명해졌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 고문이 조 전 부사장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한진 사옥. (사진=한진그룹)
한진 사옥. (사진=한진그룹)

◇5월 현대重 기업결합 관련 EU 결정

올해 5월에는 현대중공업그룹이 유럽연합(EU) 측에 신청한 대우조선해양 기업결합 심층 심사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EU의 경우 독과점 등을 강력하게 규제해 기업결합 심사가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그 결과가 현대중공업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유럽연합(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지난해 12월17일(현지시간) 현대중공업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대한 심층 심사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다만, 집행위는 현대중공업그룹과 대우조선해양 간 기업결합에 대해 우려를 드러내고 있어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집행위는 심층 심사 개시 전 실시한 예비 심사 결과와 관련해 “해당 합병이 다양한 국제 화물 조선 시장에서 경쟁을 줄일 수도 있다”며 “고객사들이 합병된 업체를 억제할 충분한 협상력을 갖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재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해 7월 국내 공정거래위원회를 시작으로 EU, 중국, 카자흐스탄, 싱가포르, 일본 등 6개국에서 기업결합 심사를 받고 있다. 이 중 지난해 10월 카자흐스탄에서 첫 승인을 받은 바 있다.

(사진=아이클릭아트)
(사진=아이클릭아트)

◇車업계, 노사갈등 지속 여부 관심

자동차업계는 올 한 해도 노사 간 갈등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일부 업체들의 노동조합이 강성성향의 새 집행부를 선출하면서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협상이 다시 난항을 겪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현대자동차는 울산공장 와이파이 사용을 놓고 노사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사측은 작업 중 안전사고 등을 예방해야 한다는 이유로 와이파이 사용을 제한한다는 방침이지만, 노조는 단체협약 위반이라고 주장하며, 지난해 12월 말 특근 거부 결정했다.

기아자동차 노사는 지난해 12월 2019 임단협 합의에 실패하면서 올해 다시 협의에 나선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기아차 노조가 강성파로 분류되는 새 집행부를 꾸리면서 협상의 난항이 예고된 바 있다.

노조 측은 지난해 12월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부결시키고,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노조는 오는 1월3일까지 추가 본교섭을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르노삼성자동차 노사도 지난해 12월 임단협 협상이 결렬되며 노조가 부분 파업에 돌입하며 생산 차질이 빚어졌다. 노사 협상은 해를 넘겨 올해 계속될 전망이다.

한국GM도 지난해 12월 임금협상을 마무리 짓지 못한 채 강성 성향으로 분류되는 노조의 새 집행부가 출범하면서 협상의 난항이 예상된다. 노사 교섭은 노조 새 집행부의 임기가 시작되는 이달부터 시작된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LG화학-SK이노 소송전 양상 주목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간 소송 결과도 주목된다. LG화학이 지난해 4월 배터리 분야 핵심 인력을 빼간 뒤 영업비밀을 침해했다고 주장하며,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기한 소송 결과가 올해 나온다.

앞서 ITC는 지난해 5월 조사 개시 결정을 내리면서 예비판결 시한을 올해 6월로, 최종판결 시한은 10월로 제시한 바 있다.

다만, ITC가 지난해 11월 LG화학이 요청한 SK이노베이션에 대한 조기 패소 판결 결과가 먼저 나올 수도 있다.

LG화학은 지난해 11월 SK이노베이션이 “증거인멸 등을 벌였다”고 주장하며, 조기 패소 판결을 내려달라는 요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ITC가 LG화학의 요청을 받아들일 경우 SK이노베이션이 즉시 패소 판결을 받을 수 있다.

현재 ITC 산하 조사국인 불공정수입조사국(OUII)는 LG화학 측의 편을 들고 있다. 불공정수입조사국은 지난해 11월 재판부에 “LG화학의 조기 패소 판결(Default Judgement) 요청을 수용해야 한다”는 의견서를 제출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미 행정부가 SK이노베이션의 패소를 원하지 않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자국 내 배터리 생산을 늘리고 싶은 미 행정부 입장에서 SK이노베이션에 관대한 판결이 나오길 기대한다는 것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지난해 12월 보도에서 “SK이노베이션이 패소하면 관련 제품에 대한 미국 내 수입금지 효력이 발생해 북미 지역 전기차 배터리 공급에 차질이 생기고 자동차 산업이 피해를 보게 된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사진=LG화학)
(사진=LG화학)

[신아일보] 이성은 기자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