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유통 키워드] '고군분투' 유통 수장, 경영능력 검증 한 해
[2020 유통 키워드] '고군분투' 유통 수장, 경영능력 검증 한 해
  • 김소희 기자
  • 승인 2020.01.01 06: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롯데쇼핑, 신세계·이마트, 현대백화점 유통 '빅3' 세대교체
통합 앱과 온라인 센터 구축, 면세사업 강화 등 관전 포인트

2020년은 롯데쇼핑과 신세계·이마트, 현대백화점 등 유통 ‘빅(Big)3’ 새 수장들이 경영능력을 검증받는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이들은 올 한 해 장기화된 오프라인 침체 속에서 사업 안정화와 수익성 개선에 매진할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롯데의 온·오프라인 통합 애플리케이션 오픈 △신세계·이마트의 온라인 전용센터 구축과 미국진출 △현대백화점의 면세·아울렛사업 강화 등은 관전 포인트로 떠오른다.

(왼쪽부터) 강희태 롯데 유통BU장, 강희석 이마트 대표, 김형종 현대백화점 대표.(사진=각 사)
(왼쪽부터) 강희태 롯데 유통BU장, 강희석 이마트 대표, 김형종 현대백화점 대표.(사진=각 사)

◇유통 빅3, 인사혁신 통한 분위기 반전 기대

유통 빅3는 ‘2020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미래 준비 강화와 성장전략 추진을 위한 성과주의·능력주의 중심의 인적쇄신을 꾀했다.

롯데는 유통부문을 총괄하는 유통BU장에 강희태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임명했다. 강 부회장은 그간의 경험을 살려 롯데 유통부문의 미래 성장 전략을 모색한다.

롯데는 또 사업부간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롯데쇼핑 각 사업부문을 통합하고 기존 계열사들을 사업부로 전환했다. 통합법인의 대표는 강 부회장이 겸임한다. 롯데백화점 부문장엔 황범석 전무가, 롯데마트 부문장엔 문영표 부사장이 각각 선임됐다.

신세계는 차정호 신세계인터내셔날 대표를 사장으로 승진·내정했다. 차 대표는 식품담당과 생활아동담당, 패션브랜드담당 등으로 바뀐 조직을 총괄운영하게 된다.

이마트는 강희석 베인앤드컴퍼니 파트너를 대표로 영입했다. 강 대표는 경쟁력 강화를 통한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김형종 한섬 대표를 백화점 대표로 발탁했다. 김 대표는 유통 분야의 전문성을 기반으로 현대백화점의 미래준비에 총력을 기울이게 된다.

롯데는 2020년 중 그룹 유통사업부문 통합 애플리케이션인 '롯데ON'을 공식 론칭할 예정이다.(사진=롯데쇼핑)
롯데는 2020년 중 그룹 유통사업부문 통합 애플리케이션인 '롯데ON'을 공식 론칭할 예정이다.(사진=롯데쇼핑)

◇통합 온라인 플랫폼 ‘롯데ON’ 론칭 성패가 관건

강희태 부회장은 2018년 8월에 신설한 이(e)커머스 사업본부를 중심으로 한 온라인사업의 전문성·경쟁력 강화에 매진할 전망이다.

롯데쇼핑은 앞서 2018년 7월, 온라인사업에만 5년간 3조원을 투자해 2022년 매출 20조원으로 업계 1위를 달성하는 등 급변하는 유통환경을 선도하겠단 목표를 밝혔다.

롯데쇼핑은 옴니채널을 완성시킬 롯데만의 ‘O4O(On-line for Off-line)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소비자 구매이력을 바탕으로 한 차별화된 개인화 쇼핑 환경 제공, 각 계열사별 물류·배송 시스템 통합과 경계 없는 서비스 제공, 인공지능(AI) 플랫폼 기반의 보이스(Voice) 커머스 운영 등을 아우른다.

롯데쇼핑은 특히, 롯데백화점·롯데마트·롯데슈퍼·롯데홈쇼핑·롯데하이마트·롭스·롯데닷컴 등 7개 사업부문의 온라인몰을 통합하는 ‘롯데ON’을 2020년 상반기 중 선보일 예정이다. 

‘롯데ON’은 3800만명의 멤버스 회원, 1만1000여개의 오프라인 채널, 2000만개에 육박하는 상품 소싱 역량을 갖춘 온라인 플랫폼이다. 롯데쇼핑은 2019년 4월, 프리오픈(pre-open) 개념으로 ‘롯데ON’ 통합 로그인 서비스를 도입하기도 했다.

강희태 부회장은 ‘롯데ON’을 기획단계부터 주도해온 인물로서, 이번 ‘롯데ON’ 론칭의 성공여부가 강 부회장의 경영능력 평가의 첫 성적표의 관건으로 떠오른다.

신세계·이마트는 온라인 전용센터 건립과 PK마켓의 미국 진출이란 과제가 남아 있다.(사진=SSG닷컴)
신세계·이마트는 온라인 전용센터 건립과 PK마켓의 미국 진출이란 과제가 남아 있다.(사진=SSG닷컴)

◇온라인 전용센터 구축과 PK마켓 미국 진출이 운명 좌우

강희석 이마트 대표와 차정호 신세계백화점 대표는 그룹에서 미래 성장동력으로 낙점했지만 정체된 사업의 추진 혹은 부진한 사업의 철수 등 체질개선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강희석 대표는 부임한 지 약 2개월 만인 2019년 12월 사업 재편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마트는 핵심 영업인 기존점(할인점)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리뉴얼 등 투자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먼저 이마트는 그로서리(식료품) MD와 식음브랜드를 강화한 복합모델 형태로 월계점을 리뉴얼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이마트는 ‘삐에로쑈핑’ 사업 철수, ‘부츠’·‘일렉트로마트’ 부진점포 폐점 등 비효율 전문점·점포를 철수·정리하기로 결정했다. 이마트는 성장성 높은 전문점 투자를 위한 재원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강 대표와 차 대표는 그룹 온라인사업의 핵심시설이 될 온라인 전용센터 구축과 ‘PK마켓’의 미국 진출 등 그룹에 부여된 과제의 해결여부로 부임 첫 해 경영능력을 평가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온라인 전용센터는 그룹의 온라인사업의 핵심시설로 주목받아 왔으나 서울·구리·하남 등 해당 지역주민의 반발로 무산, 수년째 지역조차 결정짓지 못했다. 때문에 업계는 두 신임 대표가 온라인 전용센터 구축 가능성을 얼마나 높일 수 있을지에 주목하고 있다.

PK마켓은 2018년 9월, 이마트가 미국 로스엔젤레스(LA) 지역 번화가의 한 복합 상업시설에 대한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면서 기대를 모았지만 그 이후 조용하다. 이마트는 빠르면 2020년 내 오픈을 기대하고 있다. 이때 PK마켓의 오픈 시기는 사실상 강 대표의 사업추진력에 좌우될 전망이다.

현대백화점은 2020년에 면세사업의 안정화와 함께 아울렛, 백화점 부문의 사업확대까지 꾀할 것으로 보인다.(사진=현대백화점그룹)
현대백화점은 2020년에 면세사업의 안정화와 함께 아울렛, 백화점 부문의 사업확대까지 꾀할 것으로 보인다.(사진=현대백화점그룹)

◇현대백화점면세점 2호점 오픈 등 성과가 성적표 결정

김형종 대표는 그룹의 패션사업 계열사인 한섬의 성장을 이끌어온 인물로, 그룹의 미래 먹거리가 된 면세사업과 아울렛사업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45년간의 유통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2018년 11월 무역센터점 오픈과 함께 면세사업에 첫 발을 내디뎠다. 현대백화점은 2020년 1조원 달성을 목표로 세웠으며, 이를 위해 시내면세점은 물론 공항점과 해외점 오픈 등을 계획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현대백화점면세점 2호점인 동대문점이 2020년 2월 말 오픈될 예정이다.

김 대표는 현대백화점면세점의 강북권 진출이 그룹 면세사업의 미래를 점칠 수 있는 척도가 될 수 있는 만큼, 강남과 강북 면세점 운영을 통한 사업 안정화와 이를 통한 수익성 개선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김 대표는 현대백화점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된 아울렛사업과 그룹 발전의 밑거름이 된 백화점사업 확장에도 역량을 발휘할 전망이다. 

실제 현대백화점은 2020년 중 현대백화점 여의도점과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남양주점 등을 신규 오픈한다. 또 압구정본점·신촌점·미아점·중동점 등 점포 리노베이션(renovation) 공사도 마무리할 것으로 기대된다.

ksh33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