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재편 속도…제주-이스타 '주식매매계약'에 쏠린 시선
항공업계 재편 속도…제주-이스타 '주식매매계약'에 쏠린 시선
  • 이성은 기자
  • 승인 2019.12.29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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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이어 연내 두 번째 계약 성공 기대…해 넘길 수도
업계 경쟁은 갈수록 치열…노선 운영방식 변화 등 해법 모색
(사진=각 사)
(사진=각 사)

아시아나항공이 HDC현대산업개발 품에 안긴 가운데,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1위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를 위한 절차에 돌입하면서 항공업계 연내 재편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제주항공은 연내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실질적인 실사 기간이 며칠 남지 않았기 때문에 해를 넘길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2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항공업계 재편은 생각보다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올해 들어 국내 항공업계는 미·중 무역분쟁의 장기화, 한·일 갈등에 따른 일본 여행 거부 운동 등 대외적 변수와 함께 LCC 간 치열한 마케팅 경쟁, 플라이강원·에어프레미아·에어로케이 등 신규 LCC의 등장 등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SPA 체결을 이룬 가운데,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과 SPA 체결을 마무리할 경우 국내 항공업계의 본격적인 재편이 시작될 것으로 관측된다.

제주항공의 경우, 지난 26일부터 이스타항공 인수를 위한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실사 진행 마감 예정일은 내년 1월9일까지다.

제주항공은 연내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실질적인 실사 기간은 12월26일부터 31일까지 단 6일이다. 평일만 놓고 보면 4일밖에 되지 않는다. 계획대로 오는 12월31일 SPA 체결을 한다면 이전에 모든 실사가 마무리돼야 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실질적인 실사 일정은 더욱 줄어든다.

이를 두고 업계는 이스타항공이 현재 재정난에 빠져있어 꼼꼼한 실사를 진행하는 게 우선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스타항공의 지난 2018년 말 기준 자본잠식률은 47.9% 수준이었지만, 올해 항공시장의 부진으로 재무건전성은 더욱 악화됐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SPA 체결이 내년 초로 넘어갈 수도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내놓는다.

제주항공 관계자도 “12월31일 SPA를 체결할 계획이지만 실사 일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제주항공은 지난 18일 이스타항공 최대주주인 이스타홀딩스와 SPA에 대한 양해각서를 체결하며, 이스타항공 경영권 인수 절차에 들어갔다.

인수 주식 수는 이스타항공 보통주 497만1000주며, 지분비율은 51.17%다. 매입예정금액은 약 695억원이다.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경영권 인수 추진은 최근 항공업계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어 규모 확대를 통해 LCC 1위의 지위를 공고히 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현재 제주항공은 국내선 6개, 국제선 82대 등 총 88개 노선을 보유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국내선 5개, 국제선 34개를 갖고 있어 총 39개 노선을 운영 중이다. 기단은 각각 45대, 23대다.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경영권 인수를 마무리하면 총 68대 기단을 갖추게 된다.

시장점유율은 국내 대형항공사(FSC)와 맞먹는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를 마무리하면 올해 3분기 기준 국내선 시장점유율은 24.8%까지 오르고, 국제선의 경우 19.5%로 상승한다. 국내선 점유율은 대한항공의 23.6% 보다 높은 수준이며, 국제선도 아시아나항공의 23.0%에 근접해진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이스타항공과 함께 보유하고 있는 노선을 활용해 비인기·중복노선에 한해 공동운항(코드쉐어) 등을 통한 노선 운영을 확보할 것”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특화·인기노선에 대한 공급을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