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반도 평화가 달린 간절한 시간들
[사설] 한반도 평화가 달린 간절한 시간들
  • 신아일보
  • 승인 2019.12.26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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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고강도 도발이 우려됐던 크리스마스가 사실상 조용히 넘어갔다. 하지만 정부는 곧 개최 예정인 노동당 전원회의 일정에 촉각을 세우면서 북한의 행동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북미 간의 대화가 당초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면서 북한의 이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북한은 ‘하노이 노딜’ 이후 미국에 ‘새로운 계산법’을 요구하고 나섰지만 미국의 대답은 ‘확고한 대북제재 유지’뿐이었다. 결국 북한은 미국을 향해 ‘연말시한’을 제시하며 ‘크리스마스 선물’을 언급하는 등 도발의 수위를 높여갔다. 한반도 상공에 미국 정찰기 4대가 동시에 떠 있는 이례적인 상황이 연출됐지만 다행히 이번 크리스마스는 고비를 넘겼다.  

이제 시선은 북한의 노동당 전원회의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새해 신년사에 쏠려있다. 

이달 하순에 열릴 예정인 노동당 전원회의는 당 중앙위원과 후보위원이 모두 참석해 당의 주요 정책노선을 논의하는 최상위급 의사결정기구다. 이 회의에서 최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미국을 향해 경고해 온 ‘새로운 길’의 윤곽도 드러날 전망이다. 

북미 간의 대화가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소집된 이번 노동당 전원회의에서는 지난해 봄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폐지됐던 ‘핵-경제 병진노선’이 부활할 수 있다는 예상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미국과의 대화가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면 다시 대결의 국면으로 회귀할 수 있다는 예측이다. 

그러나 이는 아직 예상일뿐이다. ‘크리스마스 선물’로 예측됐던 북한의 새로운 ICBM 시험발사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다음주 발표될 김정은 위원장의 대미 메시지가 주목되는 이유다. 

때맞춰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무수한 행동들이 만들어내는 평화-한반도 평화구상’이란 제목의 기고를 국제적 기고 전문매체 ‘프로젝트 신디케이트’에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는 더 많은 행동이 필요하다면서 북한이 진정성을 갖고 비핵화를 실천해 나간다면 국제사회도 이에 상응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고 북한은 여전히 마음을 다 열지 않고 있으며, 북미는 서로 상대가 먼저 행동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행인 것은 북미 정상 간의 신뢰가 여전하고 대화를 이어가고자 하는 의지도 변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북미가 서로 행동과 행동으로 화답해야 하고 국제사회가 함께 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한반도 비핵화를 가름할 중차대한 시간이다. 우리 민족의 번영과 동북아 평화의 방향이 결정될 수도 있다. 새해를 앞두고 평화를 간절히 염원해야할 시간이다.   

[신아일보]

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