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변화무쌍한 '겨울딸기' 경쟁…마케팅 차별화
유통업계, 변화무쌍한 '겨울딸기' 경쟁…마케팅 차별화
  • 박성은 기자
  • 승인 2019.12.26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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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확철 당겨지고 소비확대…생산액 1조3000억원 '급증'
마트·편의점서 메뉴·가격 다양화, 소비자 선택 폭 넓혀
농진청, 달걀 크기 '아리향' 등 맞춤형 품종 개발 속도
롯데마트의 딸기 판촉행사. (사진=롯데마트)
롯데마트의 딸기 판촉행사. (사진=롯데마트)

유통업계가 겨울철 과일로 자리매김한 ‘딸기’를 앞세운 마케팅이 한창이다. 기존 딸기와 차별화할 수 있는 프리미엄 딸기부터 딸기샌드위치와 딸기뷔페, 딸기음료 등 다양한 관련 이벤트를 쏟아내고 있다.

딸기가 젊은 층을 중심으로 소비가 안정적이고 인기가 높다는 점을 반영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정부도 이런 소비 트렌드에 맞춰 선물용·가공용 등 품종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딸기는 과거 봄철에 수확돼 ‘봄딸기’라고 불렸지만, 2000년 후반부터 온실을 비롯한 시설재배 기술이 발달해 수확철을 11월로 일찍 앞당겼다. 또, 카페·디저트 문화가 익숙한 2030세대 젊은 층에게 인기를 얻으면서 생산과 소비가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딸기 생산액은 2005년만 해도 약 6500억원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기준 1조3000억원대로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이 발표한 ‘2018 식품소비행태조사’에서 딸기는 19~29세 청년층이 좋아하는 과일 2위에 꼽혔고, 이마트는 올해 전체 과일 매출에서 딸기가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마트의 스마트팜 딸기. (사진=이마트)
이마트의 스마트팜 딸기. (사진=이마트)
GS25의 딸기샌드위치. (사진=GS리테일)
GS25의 딸기샌드위치. (사진=GS리테일)

이처럼 딸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소비가 확대되면서, 유통업계의 제철 딸기 마케팅 경쟁은 치열해졌다.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는 설향과 장희 등 선호도가 높은 품종을 할인 판매하고 있다. 특히 스마트팜(지능형 농장) 딸기, GAP(농산물우수관리제도) 딸기 등 재배·안전성 면에서 차별화할 수 있는 제품은 물론 일반딸기보다 크기가 최대 3배에 이르고 복숭아 향이 나는 ‘킹스베리’와 같은 프리미엄 딸기를 속속 내놓고 있다.

편의점은 딸기를 활용한 간식류를 다변화해 젊은 층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GS25는 예년보다 2주가량 일찍 딸기샌드위치를 판매했고, 딸기와 관련한 초컬릿·아이스크림·음료 등을 집중 배치했다. GS25 관계자는 “효자상품으로 자리매김한 딸기샌드위치의 경우 지난해 350만개 판매에 이어 올해 450만개를 넘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CU(씨유)는 기존보다 딸기 토핑을 더욱 늘린 딸기오믈렛·딸기샌드위치 등의 디저트를 활발히 판매 중이고, 세븐일레븐도 딸기 주산지인 충청남도 논산의 설향딸기를 타이틀로 내세운 샌드위치 제품을 선보였다.

호텔업계는 생딸기와 딸기 디저트를 마음껏 맛볼 수 있는 ‘딸기뷔페’ 마케팅을 전개 중이다. 롯데호텔 서울은 딸기 디저트 10종과 커피 등으로 구성된 ‘딸기 애프터눈 티 세트’와 함께 제과 기능장이 직접 선보이는 딸기 디저트 30여종을 앞세운 딸기뷔페를 이달부터 내년 4월까지 운영한다.

JW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도 내년 5월까지 최고 품질의 딸기를 활용한 디저트와 음료 등 30여가지로 구성한 ‘살롱 드 딸기 시즌5’를 진행하고,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는 30층 스카이라운지에서 즐길 수 있는 ‘딸기 애프터눈 티’를 새해 첫 날부터 3월 말까지 제공한다.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의 '딸기 애프터눈 티 세트' (사진=인터컨티넨탈 호텔)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의 '딸기 애프터눈 티 세트' (사진=인터컨티넨탈 호텔)
딸기 신품종 '아리향'. 달걀과 비슷한 크기다. (사진=농촌진흥청)
딸기 신품종 '아리향'. 달걀과 비슷한 크기다. (사진=농촌진흥청)

카페업계 역시 딸기 신메뉴를 앞 다투어 내놓고 있다.

드롭탑은 딸기를 주재료로 알록달록 색감을 강조한 ‘딸기 젤라또 드롭치노’ 등 5종의 음료를 새롭게 출시하고, 카페베네는 딸기에 각종 과일과 그래놀라, 젤라또 등 다양한 재료를 더한 딸기 신메뉴 11종을 선보였다. 설빙은 겨울 대표메뉴 ‘생딸기설빙’ 시리즈의 맛과 토핑을 더욱 개선한 ‘프리미엄생딸기설빙’ 등 신제품 5종을 판매 중이다.

설빙 관계자는 “딸기 디저트는 맛과 비주얼 모두 굉장히 매력적인 메뉴로 소비자로부터 큰 인기를 얻고 있다”며 “소비자 눈높이가 점차 높아지면서 업계 경쟁도 치열해 메뉴의 다양화와 함께 가격 선택의 폭도 더욱 넓어졌다”고 말했다.

한편 농촌진흥청은 최근 기존 품종보다 50% 이상 크고 경도도 28%가량 높으면서 10브릭스(Brix, 당도) 이상의 단맛을 내는 선물용 품종 ‘아리향’과 과일 색이 붉고 단단해 유제품 가공용으로 알맞은 ‘미소향’, 11브릭스의 고당도에 모양이 우수한 ‘대왕’ 품종을 잇달아 개발하고 상품화에 나선다고 밝혔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