習 "북미 대화 모멘텀 힘 모아야" 발언에 부담 느낀 듯
트럼프 "성공적 대처할 것… 무슨 일 일어나는지 보자"
美, 정찰기 4대 동시출격… 北 지상·해상 등 정밀감시
미국을 향해 크리스마스 선물을 보내겠다고 예고했던 북한이 25일 일단은 '숨고르기'를 하는 모양새다.
앞서 지난 3일 리태성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 부상이 담화를 통해 "크리스마스 선물을 무엇으로 선정하는가는 전적으로 미국의 결심에 달려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북한이 성탄절 즈음 군사도발에 나설 것이라는 가능성이 제기돼왔다.
미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고강도 도발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그러나 북한은 예상과는 달리 침묵을 지키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한중일이 정상이 지난 24일 회담에서 북미간 대화를 지속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발신함에 따라 북한으로서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 한중일 정상회의 후 공동 언론발표에서 "우리는 한반도 평화가 3국의 공동이익에 부합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고 북미(가) 조속한 대화를 통해 비핵화와 평화가 실질적으로 진전되도록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중국과의 혈맹 관계를 부각하고 있는 북한으로서는 중국의 중재 움직임을 신경쓰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3일 문 대통령과의 한중정상회담에서 "중국과 한국은 북미가 대화의 모멘텀을 이어나가게 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고 언급한 지 불과 이틀이 지나지 않은 시점에 도발을 하기엔 부담이 있을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휴가차 머물고 있는 자신 소유의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미군과의 화상회의를 마친 뒤 '북한이 도발한다면 어떻게 대처할 것이냐'는 질문에 "우리는 놀라운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될 것이고, 매우 성공적으로 대처할 것"이라며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자"고 답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아마도 멋진 선물일 것"이라며 "어쩌면 미사일 시험과는 반대로 아름다운 꽃병을 보내주는 곳이 있을지도 모른다"며 "그(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에게 멋진 선물을 받을지도 모른다. 결코 알 수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향해 강력 대응을 시사하는 메시지를 발신하면서도 자극은 주지 않으려 '멋진 선물' 등 유화적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에서 장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북한의 성탄절 선물 경고를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고 보도했다.
한편, 미국은 이날 정찰기 4대를 동시에 한반도로 출격 시켜 북한의 지상과 해상 등을 정밀 감시했다.
정찰기 4대는 지난 24일과 25일 새벽 한반도 상공으로 출동한 것으로 보이며, 동시 4대 출동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