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 3147명 사망… 생존자 5만2997명
올해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 3147명 사망… 생존자 5만2997명
  • 이인아 기자
  • 승인 2019.12.25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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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남북관계 이산가족 상봉 기약 없어… 서신왕래도 '뚝'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가 공개한 가족사진. (사진=연합뉴스)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가 공개한 가족사진. (사진=연합뉴스)

올해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 3147명이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25일 통일부와 대한적십자사(한적)는 “전날 이산가족정보통합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1988년부터 등록된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 중 3147명이 지난 1월부터 11월 사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11월30일 기준으로 한적에 등록된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는 총 13만3365명이다. 이 중 생존자는 5만2997명(39.7%)이다. 상봉 신청자 10명 중 6명이 상봉을 기다리다 사망한 셈이다.

2017년에는 3795명이 사망했고 2018년에는 4914명이 가족을 만나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 올해도 3147명이 이산의 한을 끝내 풀지 못했다.

통일부 측은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의 고령화에 따라 사망이 매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생존자 5만2997명 중 90세 이상이 1만2115명(22.9%), 80세에서 89세는 2만1442명(40.5%)로 전체 63.4%를 차지하고 있다. 생존자 대부분이 80세 이상 고령자인 것이다.

이러한 현황을 고려하면 앞으로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 사망자는 매해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남북은 지난해 8월 금강산에서 3년여 만에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진행한 데 이어 9·19 평양 정상회담에서 상설면회소 개소, 화상 상봉, 영상 편지 교환 등에 합의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 2월 북미 하노이 회담 결렬 여파에 남북관계 또한 얼어붙으면서 이러한 합의가 실행되지 못하고 있다.

북미 간 비핵화협상이 중단된 상황이고, 북한을 협상테이블로 이끌기 위한 정부의 노력에 대해 북한이 맹비난을 퍼붓고 있는 데에 따라 한반도 정세는 난기류에 닿았다.

이러한 기류는 새해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여 한동안 이산가족 상봉 문제는 숙제로 남게 될 공산이 커졌다.

통일부 측은 이러한 남북관계 악화로 이산가족 직접 상봉은 물론 제3국을 통한 생사확인, 서신왕래 등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2000년대 초중반 제3국을 통해 이뤄진 개인 차원의 생사확인은 한해 300건에서 400건에 달했지만 2011년 이후 한 자릿수로 떨어졌고 올해는 단 2건에 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800건에서 900건에 달했던 서신왕래 또한 올해는 단 16건에 머문 것으로 확인됐다.

통일부 측은 “민간차원의 이산가족 교류를 주도하던 분들 스스로가 이산가족이었는데 이제 고령화로 활동을 못 하시는 상황”이라며 “민간활동도 기대하기 굉장히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inahlee@shinailbo.co.kr